오랜만에 거리두기가 사라진 극장가가 추석 연휴에 활기를 띌 것으로 보인다. 때 맞춰 영화관에 여러 세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작품들이 내걸렸다.
2017년 설 연휴 780만 관객을 끌어모은 ‘공조’의 후속편 ‘공조2: 인터내셔날’이 추석을 앞둔 지난 7일 개봉했다. 전편을 잇는 배우들의 케미, 업그레이드된 코미디와 압도적인 액션으로 무장했다. 북한 형사 림철령(현빈), 남한 형사 강진태(유해진), 미국 연방수사국(FBI) 요원 잭(다니엘 헤니)의 삼각 공조와 새로운 빌런 장명준(진선규)의 등장, 민영(임윤아)과의 삼각관계까지 다채로운 이야기를 담았다.
이정재 감독의 첫 데뷔작 ‘헌트’도 가족들이 함께 볼만한 영화다. 조직 내 숨어든 스파이를 색출하기 위해 서로를 의심하는 안기부 요원 박평호(이정재)와 김정도(정우성)가 80년대 한국사를 바탕으로 펼치는 첩보 액션 드라마다.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엔 더욱 다양한 선택지가 있다. 추석 연휴 첫 날인 9일 넷플릭스 시리즈 ‘수리남’이 공개된다. ‘수리남’은 남미 국가 수리남을 장악한 무소불위의 마약 대부로 인해 누명을 쓴 한 민간인이 국정원의 비밀 임무를 수락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공작’ ‘범죄와의 전쟁’을 만든 윤종빈 감독의 첫 시리즈물이다. ‘쌍천만 배우’ 하정우와 황정민, 박해수, 조우진, 유연석, 장첸 등 화려한 출연진을 자랑한다.
온 가족이 모인 즐거운 자리라면 티빙이 제공하는 임영웅 첫 단독투어 콘서트 ‘아임 히어로(IM HERO) 서울’이 제격이다. 발라드 댄스 트로트를 넘나드는 무대로 가득 채워진 이번 콘서트는 지난 14일 티빙 생중계 당시 실시간 시청점유율 96%를 기록하며 인기를 증명했다. 화질과 음향을 생생하게 살린 실황 VOD가 뜨거웠던 현장 분위기를 안방에 고스란히 전달한다.
그간 드라마를 챙겨 볼 여유가 없었다면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유미의 세포들 시즌1·2’ 정주행은 어떨까. 이동건 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 ‘유미의 세포들’ 시리즈는 평범한 직장인 유미(김고은 분)의 연애와 일상을 머릿속 세포들의 시각으로 유쾌하게 풀어냈다. 지난 1일엔 시즌2 주연을 맡은 배우 김고은, 박진영과 이상엽 감독의 코멘터리 영상이 공개돼 작품 비하인드 스토리도 감상할 수 있다.
티빙은 콘텐츠별 별도 페이지를 통해 추석 이벤트도 실시한다. 작품에 따라 영화예매권, 스페셜 굿즈 등 다양한 경품이 마련돼 있다.
웨이브는 최근 ‘현실격공’ 코미디 드라마 ‘위기의 X’를 공개했다. 희망퇴직과 주식떡락, 집값폭등까지 인생 최대 하락장을 맞은 위기의 아저씨가 반등을 위해 ‘영끌’하는 6부작 시리즈다. 재테크가 어려운 중년, 파이어족을 꿈꾸는 MZ세대 등 전 세대의 현실을 반영한 소재다. 배우 권상우와 성동일, 박진주 등이 총출동해 웃음과 위로를 전한다.
추석 연휴를 맞아 온 가족이 무료 혹은 저렴한 가격으로 전통 공연을 볼 수 있는 무대도 다채롭게 펼쳐진다. 고물가에 차례 준비로 무거웠던 마음을 잊고 즐길 기회다.
서울, 부산, 진도에 있는 국립국악원에선 명절에 어울리는 다양한 체험과 국악 공연을 즐길 수 있는 무대가 마련된다. 서울 국립국악원은 추석 당일인 10일 오후 2~8시 야외마당에서 버나놀이(전통 저글링), 굴렁쇠 굴리기 등 8종의 민속놀이를 체험할 수 있는 ‘우면랜드’를 운영하며, 오후 8시부터는 연희마당에서 추석 공연 ‘휘영청 둥근 달’을 무료로 선보인다. 국악인 김나니의 사회로 국립국악원 민속악단과 무용단, 전통연희단 꼭두쇠, 권원태연희단이 출연해 사자놀이, 외줄타기, 강강술래 등을 펼친다.
국립부산국악원은 10일 오후 3시 연악당에서 추석 명절 공연으로 ‘달놀이’를 개최한다. 부산국악원 국악연주단 기악단, 성악단, 무용단이 모두 출연하는 가·무·악 종합무대다. 춘앵전, 소고춤, 동래학춤 등 다채로운 공연이 펼쳐진다. 그리고 관람객들의 흥과 이해를 돕기 위해 소리꾼 강길원의 사회가 더해진다. 공연은 전석 1만원이지만 한복을 착용하거나 댕기 머리를 하면 50%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전남 진도의 국립남도국악원은 10일 오후 5시 진악당에서 ‘조선서커스 솟대쟁이패’ 초청공연을 연다. 솟대쟁이패는 노래와 춤 그리고 다양한 기예를 중심으로 관객과 소통하는 단체다. 오랜만에 고향과 가족을 찾은 귀성 관객들은 솟대(장대)타기, 줄타기, 버나놀이, 살판(땅재주), 방울놀이 등으로 구성된 공연을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이외에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은 국립중앙박물관 열린 마당에서 9~12일(10일 제외) 안성시립남사당 바우덕이풍물단의 ‘바우덕이 서울나들이’, 국악그룹 다올소리의 ‘제주음악여행’, 소리꾼 방수미와 강길원의 ‘판소리 다섯바탕 눈대목전’을 선보인다. 또 국립민속박물관도 9~12일(10일 제외) 추석한마당 ‘한가위, 보름달 걸렸네’를 개최한다. 관객들은 31종의 다양한 체험과 특별공연을 즐길 수 있다.
장지영 선임기자, 임세정 기자 jy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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