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막한 미래, 극복하는 법’ 허준이 교수의 졸업식 축사

Է:2022-08-30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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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례·혐오·경쟁·분열·비교·나태 경계를”

수학계 노벨상으로 꼽히는 필즈상 수상자 허준이 미 프린스턴대 수학과 교수 겸 한국고등과학원 수학부 석학교수가 29일 모교인 서울대학교 학위 수여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허준이 프리스턴대 교수 겸 고등과학원(KIAS) 수학부 석학교수가 29일 3년 만에 대면으로 진행된 서울대 졸업식 축사에서 “무례와 혐오, 경쟁과 분열, 비교와 나태, 허무의 달콤함에 길들지 말길 바란다”고 후배들에게 당부했다.

허 교수는 서울대 관악캠퍼스 종합체육관에서 열린 학위수여식에서 청바지에 티셔츠, 정장 재킷 차림으로 연단에 서 졸업생을 향해 학생 시절 자신이 겪은 고민과 혼란을 털어놨다. 그는 “저는 겁이 나서, 아니면 충실하게 지내지 못한 대학생활이 부끄러워 15년 전 이 자리(졸업식)에 오지 못했다”며 “제 대학 생활은 포장해서 얘기를 해도 ‘길 잃음’의 연속이었다”고 말했다.

지난 7월 한국계 수학자 중 첫 필즈상을 수상한 그는 축사에 앞서 ‘자랑스러운 서울대인’ 상을 수상했다. 허 교수는 2002년 서울대 물리천문학부에 입학해 2009년 수리과학부 대학원에서 석사 과정을 마쳤다.

허 교수는 졸업식에 오지 못한 자신이, 만약 지금 졸업식에 왔다면 어떤 이야기를 해줄까 고민을 했다고 언급했다. 그는 “오래전의 그가(내가) 경험하게 될 날들이 안쓰럽기도 하고 가슴 먹먹하게 부럽기도 하다”며 “여러분은 자신에게 선물할 어떤 축사를 떠올리셨을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대학 졸업 후 막막한 미래를 마주할 수도 있지만 하루하루 성실히 살아내라고도 조언했다. 허 교수는 “생각보다 힘들 수도, 생각만큼 힘들 수도 있지만 ‘나는 커서 어떻게 살까’에 대한 질문을 오늘부터의 매일이 대답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취업 준비, 결혼 준비, 육아 교육 승진 은퇴 노후 준비를 거쳐 어디 병원 그럴듯한 1인실에서 사망하기 위한 준비에 산만해지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후 “서로에게, 그리고 자신에게 친절하시길, 그리고 그 친절을 먼 미래의 우리에게 잘 전달해주길 바란다”며 축사를 마무리했다.

서울대는 민주화 운동 당시 사망 등의 사유로 제적돼 졸업하지 못한 7명의 민주화 열사를 명예졸업자로 선정하고, 이날 유가족에게 명예졸업증서를 전달했다.

성윤수 기자 tigri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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