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 화장실 재창조

Է:2022-08-29 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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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주 논설위원


‘화장실 혁명이 인류의 미래를 바꾼다.’ 화장실 전문 국제기구 세계화장실협회(WTA)의 슬로건이다. 화장실 얘기가 뭐 이렇게 진지하나 할 수도 있겠지만, 여전히 세계 인구 절반에 가까운 35억명은 비위생적 화장실을 이용하고 있다. 물과 하수처리 시설 부족으로 야외에서 볼일을 보는 사람이 9억명 이상이다. 이렇다 보니 수질오염으로 해마다 5세 이하 어린이 36만명이 장티푸스, 설사, 콜레라와 같은 질병으로 목숨을 잃고 있다.

‘화장실 재창조 프로젝트’(RT·Reinvent Toilet)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빌 앤드 멀린다 게이츠 재단이 2011년부터 추진 중인 사업이다. 빌 게이츠가 아프리카를 여행하다 화장실 위생 상태에 충격을 받은 후 시작됐다고 한다. 2018년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화장실 개선 사업 박람회에서 그는 “자급자족형 화장실을 개발하는 데 2억 달러(약 2686억원)를 쓰겠다”고 밝혔다. 자급자족형 화장실은 물을 아예 사용하지 않거나 최소화하는 화장실이다. 먹을 물도 부족한 나라에서 수세식 화장실은 언감생심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재단의 지원을 통해 미국 캘리포니아 공과대학의 ‘태양광 전력 화장실’ 등 유수한 연구가 이어졌지만 큰 성과는 보지 못했다.

게이츠의 오랜 꿈이 마침내 실현될 듯하다. 삼성전자는 지난 25일 게이츠 재단과 함께 진행해온 RT프로젝트 종료식을 가졌다고 밝혔다. 이 이야기는 최근 방한한 게이츠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만나면서 알려졌다. 2018년 게이츠가 이 문제로 삼성에 손을 내밀었고, 이 부회장은 관련 태스크포스 구성을 지시했다. 재단의 금전적 지원은 사양했다. 두 사람은 이메일 전화 화상회의 등을 통해 진행 경과를 챙겼다. 삼성은 3년간의 연구 끝에 ‘물 없는 화장실’을 개발했다. 고체(대변)는 탈수와 건조 연소를 통해 재로 만들고, 액체(소변)는 바이오 정화 방식을 적용해 처리하게 된다. 삼성은 특허 기술을 재단에 이전 중이다. 두 사람의 글로벌 사회공헌이 물 부족 국가 어린이들의 생명을 살리는 데 기여하게 됐다.

한승주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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