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립교향악단이 국내 교향악단 최초로 윤이상 작품을 담은 음반(사진)을 발매한다. 서울시향이 25일 스웨덴 음반 레이블 BIS(비스)를 통해 발매하는 이번 음반은 한국 출신의 세계적인 작곡가 윤이상(1917~1995)의 후기 작품들을 담고 있다.
윤이상은 박정희정권 시절인 1967년 동백림 사건으로 간첩 누명을 쓰고 수감됐다. 당시 서독 정부와 전 세계 음악계가 지속적으로 탄원서를 보내 69년 석방됐다. 서독으로 돌아간 그는 결국 한국에 돌아오지 못한 채 세상을 떴다. 그의 음악은 정치적 이유로 국내에서 연주가 금기시되다가 90년대부터 꾸준히 소개돼 2002년 통영국제음악제 창설로 이어졌다. 이제 국내 교향악단이 윤이상을 연주하는 것은 흔한 일이 됐지만, 음반 발매는 없었다.
서울시향의 윤이상 음반에는 ‘관현악을 위한 전설: 신라’(1992)와 바이올린 협주곡 3번(1992), ‘실내 교향곡’(1987)이 담겼다. 서울시향은 지난해 8월 말과 9월 초에 걸쳐 롯데콘서트홀에서 공연 실황과 별도 세션을 통해 음원을 녹음했다. 오스모 벤스케 음악감독이 지휘하고 신예 바이올리니스트 박수예가 협연했다. 서울시향 측은 “음반은 윤이상의 음악적 유산을 전하는 주요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벤스케 음악감독은 “윤이상을 진심으로 존경한다. 그의 음악을 연주하는 것은 커다란 도전이지만, 20세기 한국의 중요한 작곡가의 음악을 음반으로 남기고자 했다”고 밝혔다. 이번 음반은 다음 달 2일 해외에서도 발매돼 애플 뮤직, 스포티파이 등 음원 사이트에 등록될 예정이다.
장지영 선임기자 jy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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