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대외비’ 외부 일정이 김건희 여사의 팬클럽 ‘건희사랑’ 페이스북을 통해 노출됐다. 대통령실은 24일 “(이런 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최선의 조치를 하겠다”면서 “죄송하다”고 밝혔다.
‘건희사랑’ 페이스북에 이날 “공지합니다. 윤석열 대통령, 대구 서문시장 26일 12시 방문입니다. 많은 참석, 홍보 부탁드립니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구체적인 시간과 장소까지 유출된 것이다.
특히 대통령의 외부 일정은 경호상 이유로 행사 시작 전까지 대외비(경호 엠바고)로 취급된다. 대통령실 출입기자단의 경우 비보도를 전제로 주간 일정을 대통령실로부터 공지받지만 구체적인 장소까지는 정보를 제공받지 못한다.
대통령실은 유출 경위를 파악하는 한편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브리핑에서 “경호처를 통해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파악해 되풀이되지 않도록 최선의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국민의힘) 대구시당 차원에서 (윤 대통령 방문 행사에) 참석하려는 당원들이 적지 않아서 익히 일정이 알음알음 알려졌던 상황”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 방문 일정이 대구에서는 많이 알려진 사실이며 이를 알게 된 특정 인사가 공지글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김 여사는 팬클럽과 무관하다는 것을 보도를 통해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김 여사의 팬클럽 페이스북이 대통령실 대외비 정보가 노출되는 창구로 또다시 지목되면서 논란은 쉽게 잦아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월 말 윤 대통령과 김 여사가 용산 대통령 집무실에서 찍은 사진이 팬클럽 페이스북에 올라와 불필요한 소동이 일었다. 대통령 집무실은 허가 없는 촬영은 제한되는 보안 구역이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팬클럽을 겨냥해 “이제 대통령의 동선까지 미리 공개하는 어처구니없는 짓들도 한다”며 “그런 카페는 윤 대통령을 국민과 멀어지게 하고, 나라를 더욱 어렵게 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만하시고 이제 해산하라”고 압박했다.
이런 상황에서 김 여사가 최근 수해 피해복구 봉사활동에 나섰던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김 여사가 최소한의 수행과 경호 인력을 대동한 채 집중호우 피해로 망가진 주택과 그 주변을 청소하는 등의 봉사활동을 해왔다”고 설명했다. 김 여사가 작업복 차림으로 마스크를 착용해 현지 주민들도 김 여사를 거의 알아보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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