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총장 후보추천위원회가 16일 윤석열정부 첫 검찰총장 후보로 여환섭(사법연수원 24기) 법무연수원장과 김후곤(25기) 서울고검장, 이두봉(25기) 대전고검장, 이원석(27기) 대검찰청 차장검사 4명을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게 추천했다. 4명 모두 고검장급 현직 검사다.
한 장관은 최종 후보 1명을 이르면 17일 윤석열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한다. 한 장관은 “추천위 심사 결과를 존중해 후보자를 제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태 전 검찰총장을 위원장으로 한 추천위원 9명은 이날 오후 2시부터 3시간가량 회의를 연 뒤 차기 총장 후보군 4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김 전 총장은 회의 직후 취재진과 만나 “이견 없이 1차 투표에서 결정됐다”며 “소신 있게 검찰총장직을 제대로 할 수 있는 사람을 뽑으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검찰 안팎에선 이 차장검사가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검찰 내 대표적인 ‘특수통’으로 윤 대통령의 신뢰가 두터운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총장 직무대행으로서 장기간의 총장 공백 상황에서도 조직 분위기를 다잡고 주요 사건 수사를 원만히 총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사법연수원 동기인 한 장관과 조율해 새 정부 첫 검찰 인사를 실질적으로 책임졌던 만큼 ‘식물총장’ 논란도 한 발 비껴갈 수 있다. 한 법조인은 “검찰 내 신망과 수사 능력, 리더십 등을 종합하면 가장 무난한 인선 아니겠냐”고 했다. 다만 기수 문화를 중시하는 검찰 조직 특성상 지휘부 진용이 더욱 연소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역시 특수통으로 분류되는 김 고검장은 일선 검사들로부터 두터운 신망을 받고 있어 검찰 조직 관리에 적임자로 꼽힌다. ‘비윤(非尹)·비서울대(동국대)’인 김 고검장은 검찰 인사가 ‘윤석열 라인’ 일색이라는 비판을 잠재우면서 검찰 안팎을 두루 조율하는 데 적합하다는 평가다.
여 원장은 평검사 시절부터 특수수사 최전선에서 활동하며 ‘2005년 대우그룹 분식회계’ ‘2006년 현대자동차 비자금’ ‘2008년 삼성 특검’ 등 굵직한 수사를 담당했다. 이 고검장은 윤 대통령과 옛 대검 중앙수사부에서 호흡을 맞췄고 윤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검찰총장으로 재직할 때도 참모 자리에서 보좌했다. 신중한 처신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차기 검찰총장은 윤 대통령의 지명과 국회 인사청문회 절차를 거쳐 다음 달 중순쯤 임명될 전망이다. 총장 임명은 국회 본회의 표결이 필요하지 않아 결국 윤 대통령의 의중대로 결정될 공산이 크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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