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즉석조리매장이 점심시간마다 북적이고 있다. 최근 ‘런치플레이션(점심과 인플레이션의 합성어)’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할 정도로 물가 상승이 계속되면서 가볍게 한끼를 해결하려는 직장인들이 늘어나는 것으로 풀이된다.
3일 이마트에 따르면 지난 1~7월 간편식사류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5% 증가했다. 특히 점심시간에 간편식사를 찾는 사람들이 늘었다. 오전 11시에서 오후 1시 사이 이마트 즉석조리매장 ‘키친델리’ 상품을 구입한 소비자수는 같은기간 20%, 매출은 30% 늘었다.
올해 식품 가격이 계속 오르자 점심 물가를 상쇄할 수 있는 가성비 간편식사류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달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외식물가 상승률은 8.4%에 달한다. 이마트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외식이 어려워지면서 초밥, 안주 등 저녁·야식 메뉴 수요가 컸다. 올해는 외식 물가가 오르면서 저렴하고 간단하게 한끼를 해결할 수 있는 간편식사류의 존재감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4000~5000원대로 가격경쟁력을 갖춘 상품들의 인기가 높았다. 품목별로 살펴보면 샌드위치 매출이 같은 기간 30%, 샐러드는 95% 뛰었다. 개당 1080원인 삼각김밥도 매출이 48% 늘었다. 5980원에 샌드위치와 샐러드를 모두 먹을 수 있는 ‘델리박스’는 지난 4월 출시 이후 4개월 만에 6만여개가 팔렸다. 이밖에도 전자레인지에 데워먹는 비빔밥·파스타 등 간편요리(30%), 김밥·롤(26%) 매출도 눈에 띄게 늘었다.
홈플러스 역시 점심시간에 직장인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6월 18일부터 지난달 17일까지 즉석조리식품을 판매하는 델리 코너의 오전 11시~오후 2시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9% 늘었다. 샌드위치·샐러드 카테고리 매출은 같은 기간 172%나 뛰었다.
홈플러스는 점심값 부담이 커진 소비자들을 위해 지난달부터 4000원대의 신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2인분에 7990원인 샌드위치, 유부초밥과 4990원대 함박스테이크, 탕수육 등이 가장 많이 팔렸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외식 물가가 급격히 치솟자 소비자들의 점심 풍경이 바뀌고 있다. 얇아진 지갑에 이른바 ‘갓성비(가격 대비 성능이 매우 좋은 것을 일컫는 말)’ 상품을 찾는 소비자가 눈에 띄게 늘어났다. 특히 합리적인 가격에 다양한 메뉴를 즐길 수 있다는 점에 매력을 느낀 직장인들의 점심 수요가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정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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