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황구매(패닉바잉)’를 주도했던 20~30대가 부동산 시장에서 발을 빼고 있다. 지난 6월 서울 전체 아파트 거래 4건 중 1건만(24%) 20~30대가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40% 안팎을 유지했던 올해 초와 비교하면 급격히 떨어진 수치다. 집값 내림세가 컸던 성북구 등이 특히 비중이 줄었다. 고금리의 영향으로 패닉바잉이 완전히 사그라지는 분위기다.
2일 한국부동산원의 매입자 연령대별 아파트 매매거래 통계를 보면 지난 6월 전체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 건수 2014건 중 20~30대의 매입 건수는 499건이었다. 4건 중의 1건(24.8%)꼴인 셈이다. 매입자 연령대별 통계 작성이 시작된 지난 2019년 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20~30대 아파트 매입비중은 2019년까지 30% 안팎을 유지했다. 그러다 패닉바잉이 불거진 2020년 8월 40.3%로 처음으로 40%대를 기록했다. 이전까지 부동산 시장에서는 전통적으로 40~50대가 ‘큰손’이었다. 그런데 집값 상승에 민감한 20~30대가 ‘영끌’ 구매에 나서면서 수요가 폭발했다.
20~30대 매입 비중은 이후에도 꾸준히 올랐다. 지난해 7월에는 44.8%까지 치솟았다. 이후 거래가 급격히 줄며 ‘거래절벽 현상’이 벌어졌으나, 20~30 매입 비중은 올해 초까지도 40% 안팎을 유지해 왔다.
이 비중은 대선이 있었던 지난 5월에야 37.3%로 내려앉았고, 지난달에는 역대 최저인 24.8%까지 떨어졌다.
6월 20~30대 매입 비중을 자치구별로 보면 성북구가 21.8%로 가장 낮았다. 강남구(24.9%)와 서초구(25.8%)도 20~30 매입 비중이 작았다. 그 뒤를 중랑구(26.9%)와 동작구(29.3%), 강북구(33.3%) 등의 순으로 20~30대 매수 비중이 작았다.
성북구는 올해 서울에서 집값 내림세가 가장 가팔랐던 지역이기도 하다. 패닉바잉으로 집값이 크게 올랐던 서울 동북쪽 자치구 집값이 내림세로 돌아선 뒤, 강보합을 유지하던 다른 지역 집값도 차례로 떨어지기 시작했다.
이런 내림세는 최근에도 계속되고 있다. 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07% 떨어져 9주 연속 하락했다. 지난주(-0.05%)보다 낙폭도 확대됐다. 하락 폭으로는 2020년 4월 27일(-0.07%) 조사 이후 2년 3개월 만에 가장 크다. 금리 인상과 부정적인 집값 전망이 겹쳐 20~30대 이탈이 가장 두드러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