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으로 고통받고 있는 가운데 무료 급식소를 운영하는 교회와 기독교 복지단체의 비용 압박이 심화하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무료 급식에 필요한 원자재 가격이 오른 데다 급식소를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어서다.
미국 크리스채너티투데이(CT)는 18일(현지시간) 급식소의 식품 저장고가 인플레에 맞서 고군분투하고 있다며 현장에서 무료 급식을 진행하는 교회와 기독교 단체의 실태를 보도했다.
지난 13일 미 정부 발표를 보면 곡물 가격은 지난 12개월 동안 약 14% 상승했다. 과일과 채소는 8%, 버터와 마가린은 26% 치솟았다. 휘발유 가격도 지난달까지 1년간 60% 가까이 급상승했다.
CT는 인플레로 무료 급식을 운영하는 교회와 단체의 비용 부담이 가중됐다고 지적했다. 식재료와 가스 전기 등의 비용이 오른 데다 무료 급식소를 찾는 사람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켄터키주 스턴스의 크로스로드커뮤니티침례교회는 무료 급식을 요청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인플레를 체감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교회 관계자는 “모든 사람이 인플레 타격을 받았는데 그중에서도 오른 물가만큼 수입이 인상되지 않은 사람의 타격이 크다”고 설명했다.
인디애나주 인디애나폴리스의 한 장로교회가 운영하는 무료급식소 노스사이드푸드팬트리는 지난해 봄만 해도 월 6500달러를 지출했는데 올해는 한 달 평균 1만2000달러를 썼다.
노스사이드푸드팬트리 코디네이터 리사 엔라이트씨는 “우리를 찾아오는 사람들이 극적으로 증가했다”며 “문제는 우리도 부족한 게 많다는 점”이라고 상황을 설명했다.
뉴멕시코주 타오스교회의 경우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하던 시기 일주일에 400가구에 무료 급식을 공급했다. 이후 확진자 수가 안정화되면서 250가구로 떨어졌다가 지난 5월 이후 인플레가 심화되면서 다시 325가구까지 증가했다.
이 교회 식재료 보관 책임자인 데이비스 하인즈씨는 “모든 것이 더 비싸지고 있다. 가을이면 더 많은 사람이 우리를 찾아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기아 종식에 힘쓰는 기독교 단체 ‘세계를 위한 빵(Bread for the World)’은 인플레 상황에서 교회와 기독교 단체가 감당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보고 정부의 협조를 요청했다.
헤더 테일러 이사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비료와 곡물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인플레와 함께 식품 가격은 계속 상승한다. 이 같은 상황은 더 심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교회가 모든 걸 감당할 수는 없다. 정부는 교회와 자선단체보다 더 많은 양의 식량을 지원할 수 있는 만큼 함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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