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환(사진) 충북도지사가 집무실을 대폭 줄이고 도민 소통용 휴대전화번호를 공개하는 등 파격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김 지사는 18일 도청 본관 2층에 있는 집무실(88㎡)을 4분의 1 크기로 축소 이전했다. 집무실과 비서실 사이의 조그만 접견 대기실(20㎡)에 책상과 소파 등을 들여 새 집무실을 만들었다. 기존의 집무실은 직원에게 내줘 부족한 회의공간으로 활용된다. 새 집무실 앞 복도에는 내빈을 위한 대기실이 마련됐다.
지사의 집무실 이전은 처음이다. 김 지사가 직원들의 근무환경 등을 둘러본 뒤 과도하게 큰 집무 공간을 줄이기로 했다는 후문이다. 도는 업무공간 부족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부지사·실국장 등 다른 부서도 좌석 배치 변경을 검토하고 있다. 김 지사는 “공무원 복지 개선이 곧 도민의 행복으로 이어진다고 생각한다”며 “새롭게 만든 회의실은 직원들이 자유롭게 회의하면서 도민을 신나게 만들어 줄 아이디어 공간으로 탈바꿈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민 소통 창구로는 휴대전화를 활용하고 있다. 김 지사는 도청 홈페이지에 문자 전용 휴대전화번호를 공개하고 문자메시지로 도민의 민원을 받고 있다. 도는 수신된 문자 민원에 김 지사 명의로 답변하고, 시급한 사안은 관련 부서 담당자와 직접 현장을 찾아 해결방안을 모색할 방침이다. 김 지사는 취임 이후 주말·휴일 집무실 방문을 자제하고 불가피한 행사만 최소한의 수행 인력과 참석하고 있다.
이같은 행보를 바라보는 공직사회의 반응은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경직된 공직사회에 신선한 자극이 될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실효성이 떨어져 보여주기식 행정에 그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한 공무원은 “새 도지사 집무실은 현안 업무 결재를 위한 공간으로 충분하다”며 “예전 도지사에게서는 보기 힘들었던 모습”이라고 말했다. 이선영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처장은 “탈권위 행보는 긍정적이지만 보여주기 행정에 그치지 않으려면 다양한 통로로 주민의견을 듣고 이를 정책에 반영하는 추가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청주=홍성헌 기자 adh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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