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사설

[사설] 중단된 도어스테핑, 꼼꼼히 정비하고 신속히 재개해야

윤석열 대통령이 8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출근길 도어스테핑에서 취재진 질의에 답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대통령실이 11일 “코로나19가 확산돼 대통령의 도어스테핑(출근길 약식 기자회견)을 잠정 중단한다”고 공지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식 다음 날부터 24차례나 진행한 도어스테핑은 참모 뒤에 숨지 않고 국민과 직접 소통하겠다는 공약을 지키는 상징이었다. 특유의 직설적 화법과 준비 없이 나오는 즉흥적 답변 때문에 논란을 빚거나 국정의 혼선을 부르기도 했지만 국민들이 대통령의 생각을 직접 들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갑작스럽게 중단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안타까운 이유다.

대통령실이 윤 대통령의 도어스테핑 중단 이유로 든 코로나19 확산은 궁여지책으로 찾은 핑계로 보인다. 대통령이 출근길에 집무실 앞에서 기다리는 기자들의 질문에 바로 답한다는 것 자체에 긍정적인 여론이 많기에 더욱 그렇다. 윤 대통령은 첫 출근길에 소감을 묻자 “일해야죠”라며 능력과 전문성을 앞세우는 새 정부의 기조를 짧게 표현했다. 이후 한·미 정상회담, 추가경정예산안 등 현안에 대한 생각을 가감없이 피력했다. 김건희 여사 공개 행보 논란, 검찰 출신 인사 중용, 장관 후보자 자질론 같은 부담스러운 질문도 피하지 않았다. 대통령의 생각을 참모들과의 회의에서의 발언으로 유추해야 했던 과거 ‘전언(傳言) 정치’를 생각하면 커다란 진전인 것이다.

물론 준비 없는 도어스테핑의 한계는 금방 드러났다. 윤 대통령은 경찰 치안감 인사 번복 논란,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의 주 52시간제 개편안, 송옥렬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를 비롯한 부실 인사를 묻는 질문에 정제되지 않은 답변으로 불필요한 논란을 빚었다.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이 30%대로 떨어진 이유로 도어스테핑에서 나온 윤 대통령의 거친 발언을 꼽기도 한다. 대통령실과 여당에는 야당과 언론의 지적이 말꼬리를 잡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다.

그렇다고 국민과 소통하겠다는 의지가 여기서 중단돼서는 안 된다. 가능한 한 빨리 다시 시작해야 한다. 국정을 책임지는 지도자는 국민이 궁금해하는 사안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밝힐 의무가 있다. 대통령의 도어스테핑은 그 자체로 훌륭한 소통의 통로다. 제왕적 대통령이라는 말로 대표되는 권위적 정치문화를 뒤집어엎을 효과적인 방법이기도 하다. 대신 국민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짧고 간결한 말에 담는 방법을 개발하고, 안정적으로 지속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윤 대통령 이후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이 같은 소통의 끈이 끊어지지 않도록 치밀하게 정비해야 한다.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X 페이스북 카카오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