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사설

[사설] 불가피한 전기료 인상… 과소비 구조 개편 계기 되길

한국전력이 27일 3분기 전기요금 연료비 조정단가를 ㎾h당 5원 올리기로 했다. 한전은 분기 조정폭 규정에 따라 당초 ㎾h당 3원 인상안을 제출했다가 정부와의 협의 끝에 약관을 개정해 인상 폭을 확대했다. 이에 따라 4인 가구(월 평균사용량 307 ㎾h 기준)의 월 전기료 부담이 지금보다 약 1535원 올라갈 전망이다. 최근 물가가 급등하는 가운데 서민 경제에 만만찮은 부담이 될 것으로 보여 안타깝다. 하지만 전기요금 현실화를 더 이상 늦추긴 어려운 실정이다.

한전은 지난해 적자가 5조8601억원으로 역대 최대였는데 올 들어 1분기에만 적자가 7조7869억원으로 늘었다. 전기 원가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연료비 급등세를 고려하면 올 적자 규모가 30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전 정부의 정치논리가 상황을 악화시키기도 했다. 문재인정부는 지난해부터 연료비 변동분을 전기료에 반영하기로 했지만 선거를 앞둘 때마다 전기료를 동결시켰다. 시장 논리를 외면하다 우크라이나 사태 등 악재가 겹치자 한전이 벼랑 끝에 몰린 것이다. 공기업 적자는 어차피 세금으로 메워야 한다는 점에서 요금을 틀어막는 게 능사는 아니다. 이번 인상안도 적자를 줄이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하지만 물가 상황으로 무작정 요금을 올릴 수도 없다. 한전의 자구노력이 중요한 이유다. 지난해 엄청난 적자에도 불구하고 한전의 억대 연봉자는 처음 3000명을 넘었다. 회사 부실로 국민이 피해를 본 마당에 임직원들이 돈잔치를 벌이는 것은 안 될 말이다. 성과급 반납과 강력한 구조조정이 병행돼야 한다.

이 기회에 전력 과소비 구조에 대한 근본적인 변화를 모색할 필요가 있다. 지난해 한국의 1인당 전기 사용량은 1만134㎾h로 주요국 중 3위다. 반면 가정용 전기요금은 ㎿h당 103.9달러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 중 31위였다. 산업용 전기요금 역시 세계 평균의 60% 수준이다. 고소비 저비용 체제가 무한정 지속될 순 없다. 각자 전기사용을 줄여야 하고 기업들은 산업의 절전형 구조 개편을 위해 협조해야 한다. 탄소중립형 경제를 위해서라도 이런 노력을 서둘러야 한다. 추경호 경제부총리는 전기료 인상과 관련, “당분간 물가상승률이 6%대에 달할 것”이라 했다. 서민과 취약계층의 피해 최소화를 위해 만전을 기해야 한다. 다음 달부터 유류세 인하폭을 확대하기로 했는데 인하 효과를 국민이 피부로 느낄 수 있도록 석유업계 등과의 협력에 적극 나서주길 바란다.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X 페이스북 카카오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