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간의 삶을 바꿀 핵심 기술로 ‘로봇’이 급부상하고 있다. 기업들은 잇따라 시장 진출을 선언 중이다. 로봇 산업은 전통 산업의 생산성을 높이고, 인간이 처할 수 있는 위험요소를 제거할 수 있다는 이점을 갖는다. 미래 성장엔진으로 각광받고 있다. 인재 채용을 확대하고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면서 ‘로봇 패권경쟁’을 한층 뜨거워질 전망이다.
1일 산업계에 따르면 전 세계 기업들은 로봇 분야에 앞다퉈 투자하고 있다. 글로벌 가전업체 다이슨은 지난 25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국제로봇학술대회 ‘ICRA 2022’에서 가정용 로봇을 일부 선보였다. 가사 및 기타 노동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자율장치 개발에 집중한다는 계획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다이슨이 공개한 로봇은 손 모양의 가정용 로봇이다. 공개 영상에는 ‘로봇손’이 물건을 집고 옮기는 장면이 담겼다. 조작, 학습, 순응제어 등의 새로운 연구 분야에 대한 설명도 담겼다.

다이슨은 가사노동 등을 대신 하는 자율장치의 개발 속도를 높인다면서 역대 최대 규모로 엔지니어를 채용하고 있다. 올해 이미 2000여명을 신규로 고용했다. 이 가운데 절반이 엔지니어, 과학자, 개발자다. 다이슨은 2020년에 로보틱스 신기술·제품·시설에 약 27억5000만 파운드(약 4조3500억원)를 투자한다고 발표했었다. 올해에만 약 6억 파운드(약 9499억원)를 투입할 예정이다.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차도 일찌감치 ‘로봇 출사표’를 던졌다. LG전자는 2003년 한국 기업 중 처음으로 로봇청소기를 출시하면서 로봇을 미래 사업의 중심축으로 삼았다. 현재 안내 로봇, 바리스타 로봇, 셰프봇 등의 7개 로봇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현대차그룹도 5대 신사업 가운데 하나로 로보틱스를 꼽고 연구·개발(R&D)에 속도를 내는 중이다. 보행이 불편한 이를 위한 착용형 로봇을 2014년부터 개발했다. 삼성전자도 첫 번째 의료용 로봇 제품 ‘젬스’의 출시를 앞둔 상태다. 로봇 사업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미래먹거리 중 하나로 찍은 분야이기도 하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8월 “로봇, 인공지능(AI) 등 미래 신사업 분야에 향후 3년간 240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었다.
로봇은 이미 일상을 파고 들고 있다. 서비스 분야에서 인간을 대체 중이다. 음식점 등에서 서빙을 대신해주는 로봇, 공항에 보급된 길 안내 로봇 등이 대표적이다. 산업계 관계자는 “인건비가 크게 올랐고 노동력도 부족해지면서 비용 절감을 위해 서비스 영역에서 로봇 도입이 활발해지는 추세다. 코로나19 사태 이후에는 대인 간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해 사람 대신 로봇을 활용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세계 서비스 로봇 시장 규모는 2020년부터 연평균 13%씩 성장할 전망이다. 2025년 이후에는 산업용 로봇 시장 규모를 추월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노동력 대체에 따른 ‘인간 소외’가 두드러진다는 암울한 관측도 나온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노동자 1000명당 로봇 1대를 도입하면 노동력 수요가 2.9% 포인트 하락한다.
김혜진 부연구위원은 “로봇과 노동 간 대체성 강화는 거스르기 어려운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면서 “부작용 완화를 위해 직업훈련, 재교육 확대 같은 노동 생산성 제고를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성필 기자 fee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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