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골프장 락커룸에서 사람들이 옷을 갈아입고 있었다. 그때 의자 위에 놓인 휴대폰이 울렸다. 한 남자가 받았다. “여보세요!” 실내가 조용해서 상대방의 목소리까지 다 들렸다.
“여보, 나야. 아직 골프장이야?” “그래.” “나 지금 백화점인데, 여기 내 맘에 꼭 드는 밍크코트가 있네.” “얼만데?” “천 오백만원!” “마음에 들면 사!” “고마워, 그리고 좀 전에 벤츠 매장에 갔었는데 신형 모델이 2억원 밖에 안 한다네. 작년에 산 BMW도 바꿀 때 된 것 같아서.” “그래? 그것도 사. 이왕이면 풀옵션으로 해!”
“고마워 여보. 참 한 가지 더 있는데.” “뭔데?” “아침에 부동산에서 전화가 왔는데, 바닷가 배경으로 풀장이랑 테니스 코트 있는 저택이 매물로 나왔대. 가격도 괜찮고.” “얼만데?” “한 20억원이면 될 것 같다네!” 남자가 아주 당당하게 큰 소리로 말했다. “그래? 바로 사겠다고 연락해.” “알았어요. 여보 사랑해. 이따 봐요!”
전화를 끊은 남자가 갑자기 휴대폰을 높이 들더니 말했다. “이 휴대폰 누구 겁니까?” 이제까지 남의 전화기를 들고서 큰 소리 치면서 기분을 낸 것이다. 남의 것 가지고 무슨 말인들 못하겠는가.
우리 인생을 살 때 남의 전화기 갖고 말하듯 살면 안 된다. 신앙생활도 남의 것 갖고 믿는다면 큰 문제가 생긴다. “요셉이 그랬어.” “바울이 그랬어.” “마리아가 그랬어.” “오늘 목사님의 설교 참 좋았어.” 아무리 그렇게 말해도 그것은 남의 핸드폰에 대고 말하는 것일 수 있다. 내 삶에 적용한 내 인생 이야기가 필요하다. 내 마음의 결단이 필요하다. 내 마음에서 나오는 믿음의 고백이 중요한 것이다.
‘다니엘은 뜻을 정하여 왕의 음식과 그가 마시는 포도주로 자기를 더럽히지 아니하니라 하고 자기를 더럽히지 않게 하기를 환관장에게 구하니’(단 1:8)
바벨론 포로로 고생하던 다니엘에게 왕궁에서 성공할 기회가 주어졌다. 그러나 잘못하면 죽을 수도 있었다. 그런데 다니엘은 ‘눈치 보면서 세월 보내면 어떻게든 되겠지’라거나 ‘분위기나 상황을 잘 살펴보면 어떤 요령이라도 생기겠지’ 같은 얄팍한 마음을 갖지 않았다. 요행을 바라며 살지 않았다. 자기가 믿음의 결심을 하고 뜻을 정한 대로 실천했다.
‘엘리야가 모든 백성에게 가까이 나아가 이르되 너희가 어느 때까지 둘 사이에서 머뭇머뭇 하려느냐 여호와가 만일 하나님이면 그를 따르고 바알이 만일 하나님이면 그를 따를지니라 하니 백성이 말 한마디도 대답하지 아니하는지라.’(왕상 18:21)
이 말씀을 쉽게 풀어 설명하면 이런 식이다. ‘엘리야가 백성들에게 말했다. 너희가 언제까지 자기 믿음의 대상인 하나님도 정하지 못하고 머뭇머뭇 하느냐. 바알이 하나님이면 그를 쫓고 여호와가 하나님이면 제대로 여호와를 믿는 자답게 살아라.’
그런데 백성들이 한마디도 대답하지 않았다. 자기 결단과 자기 믿음이 없던 게 문제였다. 우리 자신을 돌아보자. 혹시 나는 남의 핸드폰을 갖고 큰 소리 치면서 기분 내듯 신앙생활을 하고 있지는 않는가. 내 믿음은 어디에 있는가. 내 믿음은 어디를 걷고 있는가.
성경은 말한다. ‘사람이 마음으로 믿어 의에 이르고 입으로 시인하여 구원에 이르느니라.’(롬10:10) 마음으로 확실하게 믿기 바란다. 그래서 마음에 있는 믿음이 입으로 나타나야 한다.
오직 예수다. 복음이 나의 복음이 되고 하나님이 나의 하나님이 되어야 한다. 남에 대한 이야기나 남이 한 말만 늘어놓지 말고 자기 믿음으로 살기 바란다. 자기가 깨닫고 결심한 말을 고백하고 나누자. 믿음의 능력과 변화를 경험하며 사는 인생이 진짜 믿음 인생이다.
(미국 애틀란타 새한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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