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코로나19 확진 학생의 중간고사 응시 허용 가능성을 내비쳤다가 주워 담으면서 학교 현장의 혼란과 불만만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방역 당국이 3~5일간 치르는 중간고사를 하루에 끝나는 대학수학능력시험처럼 대응하려다 빚어진 ‘해프닝’으로, 방역·교육 당국 간 엇박자로 애꿎은 학생과 학부모들만 혼란을 겪었다.
교육부 관계자는 10일 “코로나19 확진 학생은 중간고사 응시 대신 인정점을 받는 기존 방침을 유지할 것”이라고 재확인했다. 교육부는 지난 8일 17개 시·도교육청과 긴급 회의를 열어 이 같은 방침을 정했다.
논란은 지난 4일 교육부가 ‘중간고사 불가, 인정점 부여’ 입장을 밝히면서 비롯됐다. 일부 학생·학부모들이 “일상회복 분위기 속에 방역 상황도 달라졌으니 시험을 허용해 달라”고 나섰고, 이런 요구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올랐다. 이에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지난 7일 “국가공무원 시험은 소관 부처에서 자체 계획을 수립해 별도 시험장에서 볼 수 있다. 교육 당국이 시험 계획을 마련하면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중간고사 허용을 시사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불똥은 학교 현장으로 튀었다. 지역별·학교별 다른 여건에 따른 평가 공정성 우려, 과거 응시 제한 학생과의 역차별 논란 등이 일었다. 확진된 학생이 시험 성적 유불리를 따져 응시 과목을 선택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잘하는 과목만 골라보고 나머지는 인정점을 받으면 다른 학생과의 형평성 논란이 불가피해진다. 시험 기간 중 교내 감염 확산에 대한 우려도 커졌다. 논란이 거세지자 교육부는 결국 인정점을 받는 기존 방침 유지 뜻을 밝혔다. 교육부 관계자는 “방역 당국이 (중간고사를 하루에 진행되는) 수능으로 착각한 듯하다”고 했다. 혼란을 지켜본 교육계에선 “방역·교육 당국이 따로 노는 정권 말기적 현상”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이도경 교육전문기자 yid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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