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상수(왼쪽) 감독이 영화 ‘소설가의 영화’로 베를린영화제에서 네 번째 은곰상을 받았다. 3년 연속 수상이다.
홍 감독은 16일(현지시간) 열린 제72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시상식에서 27번째 장편 ‘소설가의 영화’로 은곰상 심사위원대상을 받았다. 심사위원대상은 최우수작품상인 황금곰상 다음으로 큰 상이다.
‘소설가의 영화’는 지난해 서울에서 촬영한 흑백 영화다. 잠적한 후배의 책방을 찾아 여행을 떠난 소설가 준희가 영화감독 부부와 여배우 길수를 만나 벌어지는 이야기다. 준희는 길수에게 함께 영화를 만들자고 설득하고 두 사람은 후배의 책방으로 향한다. 준희 역은 지난해 칸 영화제 초청작 ‘당신 얼굴 앞에서’로 홍 감독과 처음 호흡을 맞춘 배우 이혜영이 맡았다. 길수 역은 홍 감독과 동거하는 배우 김민희(오른쪽)가 맡았다.
홍 감독이 베를린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받은 건 ‘밤과 낮’(2008)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2013) ‘밤의 해변에서 혼자’(2017) ‘도망친 여자’(2020) ‘인트로덕션’(2021)에 이어 여섯 번째다. 홍 감독은 ‘도망친 여자’로 은곰상 감독상, ‘인트로덕션’으로 은곰상 각본상을 받았다. 김민희는 ‘밤의 해변에서 혼자’로 은곰상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홍 감독은 “정말 기대하지 않았다. 놀랐다”며 “무슨 이야기를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미국 영화매체 데드라인은 “베를린이 사랑하는 홍 감독의 또 다른 ‘걷고 대화하는 영화’”라며 “관습적이면서도 이해하기 힘든 섬세함으로 한국 생활의 한 조각을 요약한다”고 평가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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