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공공기관과 비금융 기관 간 직원 복지 격차가 지나치게 크다는 지적이다. 공공기관 성격에 따른 급여 차이는 어쩔 수 없다지만 복지만큼은 지나친 차이를 보이지 않도록 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예로 숨겨진 ‘신의 직장’이라 불리는 국책은행의 경우 1인 당 연간 300만~400만원대 복지 혜택을 받는다. 반면 등산객 안전 등 국립공원 관리 책임을 맡고 있는 국립공원공단 직원 1인 당 연간 복지비는 100만원에도 못 미친다.
국민일보가 14일 배준영 국민의힘 의원실을 통해 제출받은 공공기관별 복지 예산 내역에 따르면 KDB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 정규직의 1인 당 연간 복지 예산은 2020년 기준 각각 448만3000원, 314만9000원이다. 직원이 복지 지원 내역을 선택할 수 있는 선택적 복지 외 특정 복지 지원 항목만도 7~8개에 달한다. 개인 대상 지원 내역을 보면 학자금부터 주택자금, 건강검진비, 경조사비, 문화여가비 등이 일괄 지원된다.
단체 지원도 적지 않다. 사내 행사나 직원 기념품 구입 예산도 복지 예산으로 분류된다. 전통시장 등에서 쓸 수 있는 온누리 상품권을 단체 구매해 직원들에게 골고루 나눠주기도 한다. 수은 관계자는 “복지 지원 항목 중 ‘경로효친비’로 분류된 항목이 온누리 상품권 구매 예산”이라고 설명했다.
공공기관 정규직이면 당연히 그 정도 복지 혜택을 받는다고 볼 수 있지만 같은 공공기관이라도 차이가 극명하다. 일례로 환경부 산하 국립공원공단과 같은 경우 1인 당 연간 복지 예산은 95만원에 그친다. 산은·수은 1인 당 복지 비용의 22.2~30.2% 수준에 불과하다. 지원 내역도 단순한 편이다. 학자금과 출산장려금 외에는 특정 지원 항목이 없다. 국립공원공단 직원의 경우 등산객 사고 예방, 현장 대응 등 소위 ‘험한’ 업무가 많은 편이지만 지원은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물론 직원 연봉과 같은 경우 기관 성격에 따라 차이를 보일 수는 있다. 한국전력·한국가스공사 등 수익 사업을 하는 시장형 공기업은 정부 예산 집행을 대행하는 준정부기관에 비해 연봉이 높은 편이다. 하지만 복지까지 차이가 벌어지는 게 맞느냐는 물음표가 붙는다. 배 의원은 “3~4배가 넘는 과도한 복리후생 편차는 개선할 필요가 있다. 정부가 직무·업종별 평균 복리후생비를 산출해 일정 상·하한을 넘지 않도록 제도화 하는 등의 다양한 방안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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