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이재명 대선 후보와 윤석열 후보 간 양자 토론을 설 연휴 기간인 오는 31일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 심상정 정의당 후보까지 참여하는 4자 토론은 설 연휴 직후인 다음 달 3일 진행하기로 했다. 다만 국민의당은 “설 밥상에서 안 후보를 빼겠다는 양당의 담합”이라며 강력 반발했다. 정의당도 양자 토론 개최에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이에 따라 양당 합의대로 토론이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박주민 민주당 방송토론콘텐츠 단장은 28일 기자회견을 열어 “국민의힘이 제안한 31일 양자 토론 참여를 민주당은 재차 확인한다”며 “이 후보가 31일 양자 토론 참여 의사를 명확히 했으니 윤 후보도 더 이상 조건을 달지 말고 다음 달 3일 4자 토론에 참여하는 것을 확답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31일 양자 토론과 다음 달 3일 4자 토론의 진행을 위한 각각의 실무 협상을 시작하겠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31일 양자토론에 참여하겠다는 뜻을 밝히자 즉각 “환영한다”는 입장을 냈다. 앞서 국민의힘은 이날 민주당에 31일 이 후보와 윤 후보의 양자 토론을 진행하고, 다음 달 3일 4자 토론을 개최하자는 제안을 했다. 성일종 국민의힘 토론협상단장은 “국민의힘이 제안한 31일 양자 토론과 다음 달 3일 4자 토론 제안을 (민주당이) 각각 수용해준 것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이에 따라 곧바로 실무협상의 개시를 요청드린다. 금일 늦은 시간이라도 실무협상이 재개될 수 있도록 즉시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윤 후보도 이날 마포구 누리꿈스퀘어에서 기자들과 만나 “여러 차례 양자 토론을 좀 했으면 하는 게 제 바람”이라며 “(이 후보에게) 질문할 것도 많고, 그리고 4자 토론도 협의 되는대로 하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 후보는 대한의사협회를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아무리 포장해도 지금까지 (윤 후보가) 토론을 회피했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며 “윤 후보는 다른 후보들이 참여할 경우 본인에게 불리한 요소가 있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국민의당은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양자 토론 진행은 법원 결정 취지를 무시한 담합”이라며 “민주당에 양자 토론 합의를 철회할 것을 요청했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안 후보 측 관계자는 “국민의당은 다음 달 3일 4자 토론을 하는 것에도 합의를 한 적이 없다”며 “거대 양당이 자신들 마음대로 토론 일정을 정하면서 설 밥상에 안 후보를 배제하려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의당도 “이 후보, 윤 후보가 또 다시 양자 토론을 강행하는 것은 법원의 결정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국민이 요구하는 다자 토론에 성실하게 임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며 “31일 토론회 개최가 우선이라는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박재현 문동성 기자 j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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