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모더나가 개발한 mRNA 백신을 제외한 대부분 백신이 오미크론 변이 감염을 막지 못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mRNA 백신도 3차 추가 접종(부스터샷) 시에만 감염 예방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타임스(NYT)는 19일(현지시간) “최근 초기 연구들을 살펴보면 아스트라제네카(AZ)·얀센·시노백·시노팜 등의 백신이 오미크론 변이 감염을 거의 또는 전혀 막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mRNA 방식으로 제조된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을 3차 추가 접종까지 완료한 경우만 오미크론 변이에 방어력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모더나는 자사의 백신 부스터샷이 오미크론 변이에 대응한 중화항체를 37배 정도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NYT에 따르면 영국에서 실시된 연구에서 AZ 백신은 접종 후 6개월이 지나면 오미크론 변이 감염을 전혀 막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AZ는 인도 접종자의 90%가 맞은 백신이다.
전 세계 백신 공급량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시노백과 시노팜 백신 역시 오미크론 감염엔 무용지물로 나타났다. 얀센, 스푸트니크 백신도 오미크론 감염 보호력은 거의 전무한 수준으로 알려졌다.
NYT는 최근의 연구들은 주로 실험실에서 진행된 것인 만큼 체내 면역 체계 반응을 완전히 분석할 순 없지만 그럼에도 결과는 충격적이라고 전했다.
스티븐 모리슨 국제전략연구소(CSIS) 글로벌보건정책센터장은 오미크론 변이의 백신 회피 능력은 중저소득 국가들에 엄청난 타격을 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들 국가에선 부스터샷에 대한 논의는 거리가 멀고 여전히 1차 접종에 주력하는 실정이기 때문이다. 일부 국가의 백신 기피를 더욱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다만 NYT는 “긍정적인 건 모든 종류의 백신이 오미크론 변이로 인한 중증화는 막아주는 것으로 보인다”며 “백신 접종의 주목적을 중증화 예방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국에선 오미크론으로 인한 사망자가 12명, 입원 환자가 104명으로 늘어났다. 도미닉 라브 영국 부총리는 “코로나19 입원 환자의 큰 비율이 백신 미접종자”라면서 백신과 부스터샷을 강조했다.
앤서니 파우치(사진)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도 NBC, CNN 등 방송에 나와 “백신이 오미크론에 대한 유일한 보호막이 될 수는 없지만 백신 없이는 전염병을 퇴치할 수 없다”고 전했다.
그는 “미국 특정 지역에서는 유전자 염기서열 분석 결과 신규 확진자의 50%에서 오미크론 변이가 감지됐다”며 “오미크론에 대해 매우 분명한 한 가지는 그것의 놀라운 확산 능력과 전염력이다. 겨울이 깊어감에 따라 앞으로 힘든 몇 주 또는 몇 달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프랜시스 콜린스 미국 국립보건원(NIH) 원장도 하루 신규 확진자가 조만간 100만명에 이를 수 있다는 비관적 시나리오를 내놨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