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양육 위해 도입한 ‘정원’ 시스템… 온라인 사역 견인

Է:2021-12-15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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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 코로나 목회를 말하다] 모든 예배 온라인 전환 반포교회

서울 반포교회 교인들이 지난 10월 추수감사주일을 앞두고 각 가정에서 찬양, ‘감사하라 내 영혼아’를 부른 뒤 이를 촬영한 영상으로 합창하는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반포교회 제공

서울 서초구 반포교회(강윤호 목사)는 등록 교인 1000명을 웃도는 중형 규모 교회다. 1973년 반포동에서 창립한 이후 2015년 방배동으로 예배당을 옮기며 꾸준히 성장했지만, 교인 나이가 전반적으로 고령화됐다. 교인 구성이 지금처럼 다양해진 건 2017년 강윤호 목사가 부임하면서부터였다.

강윤호 담임목사는 교인 자녀의 나이 기준으로 구역을 재편하는 획기적인 방법을 택했다. 새 구역의 이름은 ‘정원’으로 지었다. 2~4세 자녀를 둔 장년 교인의 구역은 ‘씨앗정원’이며 초등학생 자녀를 둔 이들은 ‘새싹정원’에 모였다. 정원 구성원은 부모와 자녀다. 노년 교인을 위해서는 ‘향기나무정원’을 별도로 만들었다.

교구 개편 후 교회는 부모교육, 가정예배학교, 부모초청 예배, 성경학교를 위한 부모교육, 가족이 함께 떠나는 선교지 답사, 온 가족 기도회 등 모든 교인이 참여하는 양육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교회 행사가 자연스럽게 가족 행사로 탈바꿈했다. 부모는 가정의 신앙교사가 됐다. 교회교육에 특화된 교회라는 소문이 나면서 자연스럽게 30·40대 교인 층이 두터워졌다.

정원이 신설되면서 교회는 큰 규모의 교회학교처럼 변해갔다. 갑작스럽게 찾아온 코로나19를 딛고 위기 속에서도 성장할 수 있었던 힘이 이 같은 ‘예방주사’에서 나왔다. 가정 중심의 신앙교육 시스템이 구축돼 있다 보니 교회에 모이지 못해도 비대면 사역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었다. 최근엔 교단을 초월한 3개 교회 담임목사와 부교역자가 각각 교회를 방문해 정원 시스템을 배우기도 했다. 코로나19 이후에도 꾸준히 교인이 늘고 있고 올해 목표 예산의 100%를 지난달 초 이미 달성했다.

강 목사는 지난 10일 “자녀의 신앙 양육을 위해 도입한 정원 시스템이 코로나19 중 큰 힘을 발휘하고 있다”며 “지난해 3월부터 시작한 각종 온라인 사역 프로그램이 빠르게 자리 잡으면서 교회가 큰 위기를 겪지 않았다”고 말했다.

교회는 거리두기 상황에 따라 온·오프라인 예배를 병행했지만, 지난해 3월 1일 원칙적으로 모든 예배를 온라인으로 전환했다. 온라인 전환과 동시에 다음세대와의 소통을 위해 중·고등·청년부원과 목회자들이 함께, 찬양 토크쇼 ‘방배동 클래스’라는 프로그램도 제작했다. 목회자가 학생들을 교회 밖에서 만나 대화하고 찬양하는 내용을 담았다. 온라인 양육 프로그램인 ‘ON 맘 다해’도 신설해 신앙훈련의 빈틈도 메웠다. 이 같은 영상 콘텐츠를 쉬지 않고 제작한 게 이 교회의 큰 특징이다.

강윤호 담임목사가 지난 4월 고난주간에 ‘비아 돌로로사’에 대해 설명하는 모습. 반포교회 제공

어르신 교인들의 스마트폰에 교회 홈페이지 바로가기 애플리케이션 설치를 시작으로 유튜브 접속 방법 등을 소개하며 교회 안에 디지털 소외 계층을 줄이는 활동도 코로나 초기부터 병행했다.

교회 지하엔 영상 제작을 위한 스튜디오도 마련했다. 강 목사는 “당회가 거리두기 단계에 따라 끌려다니지 말고 코로나19 상황을 선도해 대처하자는 뜻을 모아 스튜디오 마련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온라인에 특화된 프로그램도 눈길을 끈다. 올 4월 성금요일 기도회를 위해 교회 본당에 ‘블루 스크린’을 설치하고 예수 그리스도가 걸었던 십자가 길인 ‘비아 돌로로사’를 재현했다. 블루 스크린은 청색 배경 앞에서 연기자가 연기한 뒤 나중에 영상을 합성하는 기술을 말한다. 이날은 강 목사가 연기자로 나섰고 뒤로는 이스라엘 현지 영상이 펼쳐졌다.

5월에는 전 교인의 목소리로 ‘반포 고백 성경’을 만들었다. 모든 교인이 2~3장의 성경을 직접 녹음한 뒤 이를 이어 붙여 성경 66권을 완성한 것이다. 교회는 이 같은 방법으로 필사 성경도 만들었다. 강 목사는 “큰 비용을 들였다거나 전문가를 채용하지 않았고 목회자들이 기술적인 부분을 배워가면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며 콘텐츠를 제작했다”고 했다.

코로나 이후 반포교회의 온라인 사역은 ‘송출→소통→참여’의 단계로 이어지며 완성도를 더했다. 전면적인 온라인 사역으로 전환한 게 송출의 단계다. 예배와 양육, 각종 기도회를 온라인으로 전환하며 비대면 사역이 시작된 걸 알렸다.

일방적 송출에서 한 걸음 나아간 게 소통이다. 교회학교의 온라인 성경캠프와 부모·교사기도회 등은 유튜브 실시간 중계와 댓글, 줌(ZOOM)을 활용해 화자와 청자가 긴밀히 소통했다.

‘나라와 교회를 위한 릴레이 기도회’나 ‘늘 찬양하는 사람들(늘찬사)’이라는 제목의 프로그램을 통해서는 교인들의 참여를 끌어냈다. 늘찬사는 어르신 교인들이 출연해 자신이 좋아하는 찬양을 소개하며 함께 부르는 내용으로, 많은 호응을 받았다고 한다. 강 목사는 “우리 교회 온라인 사역의 장점은 빠른 대처와 끈기”라며 “한 번 하고 중단하면 이벤트에 그치지만 끈기 있게 이어가면 양육이 된다”고 소개했다.

한국 사회가 위드 코로나로 전환했고 최근 특별 방역 대책 기간 중에 있지만, 교회는 교인 안전을 위해 점진적 일상 회복의 길을 택했다. 강 목사는 “우리는 가장 빨리 온라인으로 전환했지만 안전을 위해 단계적 완화의 길을 택할 예정”이라며 “그 기간 중 알찬 콘텐츠로 사역의 내실을 기하려 한다”고 밝혔다.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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