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봉직하고 있는 한양학원의 건학이념은 ‘사랑의 실천’이다. 김연준 설립자의 ‘교육을 통한 사랑의 실천자 양성’이라는 디아코니아의 목적을 정확히 담아낸 것이라 할 수 있다.
디아코니아는 헬라어로 ‘상에서 시종 든다’라는 뜻이다. 최선을 다해 음식을 맛있게 준비하고 정성스러운 마음으로 그릇에 담아 기쁘게 주인에게 밥상을 내어놓는 모습을 상상해 보라. 그래서, 섬김ㆍ봉사로, 직분ㆍ사역으로 번역되기도 한다.
구약성경의 디아코니아 대상은 곤경에 처한 이들,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 나그네, 고아, 과부, 레위인 등으로 하나님의 보호를 강조하였다. 반면 신약성경에서는 예수님의 섬김을 본받아 초대교회 내 여러 형태의 봉사를 설명하면서, 교회뿐 아니라 이웃에게도 그리스도 중심의 섬김과 봉사실천이 중요함을 설명하였다.
현재 디아코니아는 교회, 가족, 직장, 지역사회에서 그리스도인의 역할을 제시하는 기준이 되고 있다. 다양한 은사와 직분을 통한 섬김, 물질적(재정적)인 헌신과 구제, 사랑의 봉사수행은 교회 내에서 만이 아니라 이웃과 지역사회, 더 나아가 저개발국가로 확대하여 그리스도인의 의무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지역사회의 문제들을 교회가 공동으로 대처하고 해결해 나가야 한다. 그리스도인의 참된 봉사는 지역 공동체의 화목과 구원을 목적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디아코니아는 교회 성장에 긍정적인 도움을 주고 있고, 복음을 교인들이 직접 실천하여 봉사 자체가 복음의 능력을 증거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디아코니아 사역을 잘 감당하기 위해서는 첫째, 순종과 겸손의 자세가 필요하다. 봉사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의 욕구와 환경에 귀 기울이고, 낮은 자가 되어 겸손한 자세로 섬김을 다해야 한다. 둘째, 참된 디아코니아를 위해서는 사랑과 기도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예수님께서 손님을 대접하는 많은 일로 염려하고 근심한 마르다에게 불평이 아니라 감사와 사랑으로 그리고 기도하는 마음으로 섬길 것을 강조하셨다. 오로지 섬김은 섬김으로 끝나야 하고, 서운함이 있어도 끝까지 섬겨야 한다. 셋째, 영광은 하나님께 돌려드리는 자세가 필요하다. 섬기는 자는 봉사활동에 어떤 대가도, 반응도, 칭찬에도 연연하지 말아야 한다. 오직 사람에게 오는 영광은 하나님께 돌려 드려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감사가 전달될 수 있다. 넷째, 봉사는 순간적인 감정이나 열정이 아니라 지속적이고 주기성을 가져야 한다. ‘천국의 통행티켓’ 마일리지를 적립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참된 디아코니아는 화목과 화해 그리고 치유와 정의를 통해 그리스도의 몸을 세우는 것이자 복음을 지향하는 것이다. 하나님 나라에 동참시키기 위해 우리에게 디아코니아의 사역과 섬김을 허락하신 것이다. 하나님 나라가 바로 디아코니아이다.
구혜영(광진복지재단 이사장·한양사이버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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