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국민이 염원해 온 마스크 벗는 일상은 인구 대비 접종완료율이 85%에 도달했을 때 가능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영업시간 제한 등의 조치도 불필요해지면서 ‘완연한 일상’이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에 대해 방역 전문가들은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이론적 예측일 뿐이며 국민에 섣부른 기대감을 심어줄 수 있다고 비판을 쏟아냈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제2부본부장은 14일 브리핑에서 “이론적으로 델타형 변이의 기초 감염재생산지수(R0값)인 5.0을 이겨내려면 접종완료율이 85%는 돼야 한다”며 “이때 집단면역이 대략 80%이고, 델타형 변이도 마스크나 집합금지, 영업시간 제한 없이 이겨낼 수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단계적 일상 회복 방안도 접종완료율 70%, 80%, 85% 등 세 구간으로 나눠 적용하는 구상을 짜고 있다. 마지막 단계인 접종완료율 85%에 도달할 때까지는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를 일정 부분 유지할 계획이다. 단계적 일상 회복 이후 확진자가 급증할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도 마스크 착용은 당분간 필요하다고 봤다. 권 부본부장은 “사회적 거리두기부터 조정하고 마스크 착용 등 개인적 거리두기는 순차적으로 조정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접종완료율 85%라는 목표치가 달성될 시점은 아직 예측하기 어렵다. 이날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에 따르면 0시 기준으로 1차 접종률이 78.3%, 접종완료율은 61.6%였다. 단순히 계산하면 성인 인구가 전부 다 백신을 맞아야 겨우 접종완료율 85%에 도달할 수 있다. 접종 거부자나 건강상의 이유로 접종이 불가능한 경우 등을 고려하면 미접종자 규모나 소아·청소년의 접종이 변수다. 만약 현재의 접종 속도가 유지되면 내년 초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도 예상된다.
마스크를 벗는 일상에 대한 희망적 메시지가 나오자 국민 기대감은 커지는 분위기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방역 당국의 예측이 지나치게 희망적이며 현실과 맞지 않을 우려가 크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우선 델타형 변이의 R0값이 5.0이라는 전제가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일부 연구에선 이보다 훨씬 높은 8.0~9.0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사회적 접촉이 얼마나 되느냐에 따라서도 R0값은 변한다.
항체 지속기간이 사람마다 다르다는 한계도 고려해야 한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접종 후 6개월 이상 경과한 이들은 항체가 급감하며 17%까지 줄어든다는 연구도 있다”며 “가령 접종완료율이 80%라고 하더라도 실제로 중화항체가 방어능력을 가진 사람은 50%가 채 안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권 부본부장의 예측에 대해 “백신의 감염예방효과를 과도하게 추정한 결과치”라며 “단계적 일상 회복을 위한 준비가 신중하게 시작되는 시점에서 섣부른 예측은 국민에게 잘못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비판이 쏟아지자 추진단은 “이론적인 모델링의 결과일 뿐 이를 거리두기 원칙에 적용하겠다는 의미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최예슬 송경모 기자 smarty@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