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서울형 생활임금’이 올해보다 64원(0.6%) 상승한 1만766원으로 확정됐다. 0%대 인상은 생활임금 도입 이후 처음으로 역대 가장 낮은 상승률이다. 서울시는 코로나19·재정여건·최저임금과의 격차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다른 지역에 비해 상승폭이 크게 낮고, 생활임금 취지를 고려할 때 최저임금과의 공정성을 언급한 것은 잘못됐다는 비판이 나온다.
서울시는 내년 서울형 생활임금을 시간당 1만766원으로 확정했다고 16일 밝혔다. 올해보다 0.6% 오른 수준이고, 내년 최저임금 9160보다 1606원 많다. 이에 따라 서울형 생활임금 적용대상자는 법정 노동시간인 209시간을 근무하면 통상임금 기준으로 한 달에 225만94원을 받게 된다.
이번에 확정된 서울형 생활임금은 내년 1월 1일부터 적용된다. 생활임금 적용대상은 총 1만4000여명으로, 공무원 보수체계를 적용받지 않는 서울시와 서울시 투자출연기관 소속 직접고용노동자, 서울시 투자기관 자회사 소속 노동자, 민간위탁노동자, 뉴딜일자리참여자 등이다.
상승률 0%대는 서울시가 생활임금을 도입한 2015년 이후 처음이다. 서울시는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운 경제상황과 시 재정여건, 물가상승률 등을 고려해 종합적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2022년도 최저임금 상승률 5.1%인 점을 고려하면 인상폭이 대폭 낮아졌다. 타 지자체의 생활임금 인상폭과도 큰 차이가 난다. 경기도는 올해보다 5.7%(601원), 인천은 5.12%(520원), 부산은 5.1%(527원) 인상된 2022년 생활임금을 확정했다.
서울시는 또 생활임금과 최저임금 격차로 인한 민간-공공 노동자 간 소득 불균형도 감안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생활임금의 취지를 고려했을 때 최저임금과의 공정성 논란을 든 점은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생활임금은 노동자의 주거비, 교육비, 문화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유지하도록 임금을 지급하는 제도로, 최저선의 생계비인 최저임금을 보완하기 위한 정책 대안이기 때문이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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