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준표(사진) 국민의힘 의원이 가파른 상승세를 타면서 야권 대선구도를 흔들고 있다. ‘대장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겹악재로 지지율 정체 또는 하락세가 이어지는 와중에 홍 의원은 어느새 야권 내에서 ‘양강’의 반열에 올라섰다. 그동안 ‘홍나땡’(홍준표가 나오면 땡큐)이라며 별 관심을 두지 않던 여당도 홍 의원의 예사롭지 않은 상승세를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최근 홍 의원의 지지율이 탄력을 받았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자동응답(ARS)이든 전화면접이든 여론조사 방식을 가리지 않고 우상향 추세다.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6~7일 보수야권 대선후보 적합도를 조사한 결과 홍 의원은 32.6%를 얻어 윤 전 총장(25.8%)을 오차범위 밖에서 제쳤다. 여야 전체 후보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15.6%를 기록해 지지율이 2주 전 조사(8.1%)보다 배 가까이 올랐다(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김미현 알앤써치 소장은 9일 “윤 전 총장을 열성적으로 지지하던 보수층에서 홍 의원의 본선 경쟁력을 따져보기 시작했다”며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윤 전 총장 지지율이 60~70% 수준에서 50% 이하로 떨어진 것은 중요한 대목”이라고 평가했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4개 여론조사업체가 6~8일 조사한 결과에서도 홍 의원이 보수야권 대선후보 중 24%를 얻어 윤 전 총장(18%)을 앞섰다. 홍 의원의 상승세와 윤 전 총장의 하락세가 공통적인 특징이다.

홍 의원의 초반 상승세를 이끈 것은 보수층이 아닌 오히려 여권 지지층이다. 리얼미터 조사에서 홍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지지층(35.5%)의 지지가 국민의힘 지지층(31.3%)보다 높다. 이 때문에 ‘역선택’ 결과라는 평가가 늘 따라다닌다. 하지만 최근에는 대구·경북(TK) 지역 등 보수층에서도 전반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여권 후보들과의 가상 양자대결에서 오차범위 내 접전을 펼친다는 조사 결과도 늘었다.
홍 의원을 둘러싼 정치적 환경이나 ‘이대남’(20대 남성) 지지도 상승세의 배경으로 꼽힌다. 현재까지 홍 의원을 겨냥한 공세가 없어 그만큼 활동이 자유로웠다는 것이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홍 의원은 여야 공히 비판하는 목소리가 별로 없어 상대적으로 정치적 공간도 넓다”며 “그러나 본격 선거가 펼쳐지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홍 의원의 상승세가 태풍으로 변하려면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우선 대선 후보 경선 과정에서 국민의힘 ‘집토끼’를 확실히 붙잡는 게 선결과제다. 국민의힘 지지층을 대상으로 한정하면 윤 전 총장과의 지지율 격차가 최대 더블스코어로 벌어지는 조사도 있다. 이를 의식한 듯 홍 의원은 10일부터 3박4일 일정으로 ‘보수의 심장’인 TK지역을 집중공략할 예정이다.
여권 지지층과 20대의 지지가 계속 이어질지도 미지수다. 홍 소장은 “윤 전 총장 지지층이 단단한 팬덤층이라면 홍 의원은 유동표가 모이는 저수지 역할을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민주당에서는 홍 의원 지지율 상승에 당혹감도 감지된다. ‘윤석열 대세론’이 흔들리자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는 “홍준표가 윤석열보다 더 껄끄러운 상대가 될 수 있다”는 반응이 나온다. 한 민주당 의원은 “이재명 지사와 홍 의원 모두 직설화법을 구사하는 스타일”이라며 “아무래도 정치 경험이 풍부한 홍 의원이 더 상대하기 까다롭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백상진 박재현 기자 shark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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