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 국가대표 황선우(18)가 자유형 100m 준결승에서 아시아 신기록을 세우며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한국 선수가 올림픽 자유형 100m 결승에 출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황선우는 28일 일본 도쿄 아쿠아틱스 센터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남자 자유형 100m 준결승에서 47초56을 기록했다. 같은 조에선 3위, 준결승에 출전한 16명 중에는 4위의 기록으로 상위 8명이 오르는 결승에 안착했다.
준결승 1조 경기에 나선 황선우는 3번 레인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출발은 좋았다. 같은 조 중 가장 빠른 반응속도인 0.58초로 스타트를 끊었다. 50m 구간을 전체 8명 중 6위인 23초17로 통과하면서 뒤처지는 듯했지만, 무서운 뒷심을 발휘했다. 막판 스퍼트에 나서 세 번째로 터치패드를 찍었다. 황선우의 마지막 50m 구간은 24초39로 준결승에 출전한 16명 가운데 가장 빨랐다.
이번 준결승은 황선우에게 어려운 경기가 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전날 오전 200m 결승전에 출전하고, 오후에 자유형 100m 예선과 계영 800m 예선 경기를 하는 강행군을 소화했기 때문이다. 특히 계영 경기는 자유형 예선이 끝난 뒤 40분 만에 소화했다.
하지만 황선우는 주변의 우려를 불식시키듯 준결승에서 아시아 기록을 갈아치웠다. 그의 기록은 중국의 닝쩌타오가 2014년 작성한 47초65보다 0.09초 빨랐다. 전날 예선에서 자신이 작성한 한국신기록 47초97도 0.41초나 단축하며 재차 한국신기록도 세웠다.
남자 자유형 100m는 체격조건이 좋은 서양 선수들의 독무대였다. 이날 준결승에 출전한 선수 16명 가운데 아시아인은 황선우가 유일했다. 황선우가 올림픽 남자 자유형 100m 결승 무대에 나서는 것은 아시아 선수로선 65년 만에 처음이다. 일본의 다니 아츠시가 1956년 멜버른 대회 결승에서 7위를 기록한 게 마지막이었다. 황선우가 메달을 목에 건다면 아시아인으로선 1952년 헬싱키 대회에서 은메달을 딴 스즈키 히로시 이후 처음이다.
황선우는 경기 직후 “진짜 예상하지 못한 기록이 나와서 너무 만족한다”며 “이 정도 나오리라고는 생각하지도 못했다. 아시아 신기록이기도 해서 정말 기분 좋다. 컨디션 관리를 잘해 결승에서 최고의 기록을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결승전은 29일 오전 도쿄 아쿠아틱스 센터에서 열린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
▶[단독] “올림픽 변방국에 희망 심은 태권도… 한국, 도전자로 경쟁할 것”
▶완벽한 ‘펜싱 어벤저스’, 유럽 검투사 압도
▶폭염 날린 ‘골폭풍’… 김학범호 가뿐히 8강
▶눈물 대신 ‘엄지척’ 져도 쿨한 ‘갓기’들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