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라희 전 리움미술관 관장과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이 ‘이건희 컬렉션’을 일반 관람했다.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 유족들이 고인의 유산 기증 현장을 직접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5일 재계에 따르면 홍 여사와 이 이사장은 지난 23일 국립중앙박물관을 찾아 이건희 컬렉션을 관람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22일에는 국립현대미술관도 찾았다. 국립현대미술관과 국립중앙박물관에서는 21일부터 이 회장의 유족들이 기증한 소장품 전시를 시작했다.
국립현대미술관과 국립중앙박물관은 기증자에 대한 예우의 일환으로 특별전시회 전날인 지난 20일 유족들에게 특별 관람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었지만, 두 사람은 이를 고사하고 일반 관람일에 맞춰 조용히 관람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술계 관계자에 따르면 홍 전 관장은 전시관 벽에 적혀 있는 이 회장의 이름을 한동안 말없이 지켜보며 감회에 젖기도 했으며, 같이 처음 수집한 작품으로 알려진 ‘인왕제색도’를 보며 이 회장과 함께 미술품을 수집하던 때의 추억을 회고하기도 했다.
홍 여사는 전시회를 방문한 자리에서 “소중한 문화유산을 국민들에게 돌려 드려야 한다는 고인의 뜻이 실현되어 기쁘다”며 “많은 국민들이 이 작품들을 보시면서, 코로나19로 힘들고 답답한 마음을 조금이나마 달래실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장은 평소 ‘문화자산 보존은 시대적 의무’라며 박물관의 위상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강조했다. 유족들은 이 회장의 뜻을 이행하는 것이 진정한 의미의 상속이라는 데 뜻을 함께 하고 이 회장의 개인소장품 중 2만3000여 점을 국립중앙박물관, 국립현대미술관 등에 아무 조건없이 기증했다. 이건희 컬렉션을 감상하려는 관심 속에 이번 특별전시전은 연일 매진 행렬을 이어가고 있다.
한편, 이 회장 유족들은 지난 4월 사회환원 계획을 발표하며 “생전에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상생 노력’을 거듭 강조한 고 이건희 회장의 뜻에 따라 다양한 사회환원 사업을 지속적으로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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