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운임이 10주 연속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항공운임까지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해운 물류 성수기인 3분기에 접어든 만큼 한동안 운임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국내 수출기업들의 어려움도 가중되고 있다.
18일 상하이해운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4054.42를 기록하며 2009년 10월 SCFI의 집계를 시작한 이래 처음으로 4000선을 돌파했다. 1년 사이 운임이 4배 가까이 오른 것이다.
국내 수출기업들이 주로 이용하는 미주와 유럽 노선 운임이 가파르게 오르며 상승세를 주도했다. 미주 서안 노선 운임은 1FEU(40피트 컨테이너 1개)당 310달러가 오르며 역대 최고치인 5334달러를 찍었고, 미주 동안 운임은 1FEU당 최고치인 9665달러를 기록하며 1만 달러를 목전에 뒀다. 유럽 항로 운임 역시 1TEU(20피트 컨테이너 1개)당 7023달러로 사상 처음 7000선을 넘겼다.
항공운임도 한풀 꺾이긴 했지만 여전히 지난해 최고치보다 높은 운임을 유지하고 있다. 항공 화물운임지수인 TAC지수의 지난달 홍콩~북미 노선 항공 화물운임은 1㎏당 7.89달러를 기록했다.
넘치는 물동량을 증명하듯 국내 최대 원양 컨테이너선사인 HMM은 올해 1분기에만 유류비로 2100억원을 지출했다. 지난해에는 1년간 유류비로 총 5000억원을 들였음을 감안하면 물동량이 빠르게 늘어난 것이다. 해운업계에선 미국 블랙프라이데이와 크리스마스 등을 앞둔 3분기가 성수기로 꼽히는 만큼 물동량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인천국제공항도 지난달 27.6만t(전년 동기 대비 +29%)의 화물을 수송하며 12개월 연속 증가세를 기록했다.
운임 상승세는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물동량이 계속 늘어나고 있는데 부족한 적재 공간, 국제유가의 급등 등 해운운임 인상 요인이 산적해있기 때문이다.
수출기업들은 어려움을 호소한다. 지난달 중소기업중앙회가 수출입 중소기업 519곳을 대상으로 물류애로 실태를 조사(복수 응답)한 결과 65.4%가 해운운임 상승, 50.7%가 항공운임 상승을 주요 물류 애로사항으로 꼽았다. 정부와 HMM, 대한항공이 나서 화물 운송 공급 늘리기에 주력하고 있지만 여전히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지난 17일 기준 36번째 임시선박을 투입한 HMM은 “대표 국적선사로서 책임감을 갖고 수출기업들의 화물이 차질 없이 안전하게 운송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했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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