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신앙을 가진 것으로 잘 알려진 한 배우가 최근 종영한 드라마에서 동성애자로 나오자 일부 사람은 전도사이자 찬양사역자로 알려진 그의 남편 SNS를 찾아가 어떻게 된 것인지 따져 물었다고 합니다. 남편은 “결국은 (동성애에서) 정상으로 돌아가는 내용(역할)이다. 우리 부부는 동성애를 반대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자 이번에는 동성애자를 차별하고 혐오하는 것이냐는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졌고, 결국 그는 사과 글을 올렸습니다.
지난해부터 국회에선 평등법과 포괄적 차별금지법이란 이름의 법안이 입법 추진 중입니다. 제정 목적을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금지하고, 차별로 인한 피해를 효과적으로 구제하며, 차별을 예방하고 실질적 평등을 구현함으로써 인간의 존엄과 평등을 실현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밝혀 이를 반대하는 것은 마치 차별과 혐오를 용인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교회가 법 제정을 반대하는 것은 법안 속 ‘성적지향’과 ‘성별정체성’에 대한 차별 금지 부분 때문입니다. 결국, 동성애에 대한 반대 의사 표현까지 막아 처벌하려는 것 아니겠냐는 것이 교회의 입장입니다. 법이 제정되면 앞선 사례 속 배우의 남편도 법적 처벌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 보고 우려하는 것입니다.
기독교 신자들이 따르는 성경에선 동성애를 죄라고 명확히 규정합니다. 죄에서 돌이켜 하나님의 자녀가 되자는 것이 기독교 신앙의 핵심이고요. 중요한 건 ‘동성애’가 죄라는 것이지, 동성애자를 정죄하고, 혐오의 시선으로 핍박하라는 내용은 성경 어디에도 나오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오히려 성경 속 예수님은 간음 현장에서 잡혀 온 여인을 처벌해야 한다는 사람들의 요구에 누가 과연 그 여인을 정죄할 만큼 죄에서 자유로운지 물으시며 사람들의 정죄를 허용하지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그 여인이 잘했다는 것이 아니기에 “다시는 죄짓지 말라”며 회개할 것을 명했습니다.
한국교회가 동성애자를 바라보는 시선도 이와 같다고 봅니다. 동성애자를 차별하거나 혐오의 시선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동성애와 그 문화는 하나님의 뜻이 아니기에 죄에서 돌이켜 하나님 품으로 같이 돌아가자고 권면하는 것입니다. 신자들은 하나님을 믿든 안 믿든 인간은 모두 하나님의 피조물이고, 하나님의 사랑 아래 있는 다 같은 가족이라고 봅니다. 사랑하는 가족이 옳지 못한 길로 가는 걸 본다면 안타까운 마음으로 죄에서 돌이키자고 권하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할 것입니다.
간섭하지 않고 제멋대로 내버려 둔다는 뜻의 방임(放任)이란 단어가 있습니다. 인간의 존엄과 자유, 인권은 당연히 보장받아야 합니다. 하지만 자유를 지나치게 보장하면 방임이 됩니다. 자유를 보장받기 위해선 적절한 규제가 필요하듯, 참된 인간의 권리를 보장하는 길은 동성애를 무조건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잘못된 것은 잘못됐다고 말해주며 동성애에 빠진 그가 진정으로 하나님이 주신 인권을 누릴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아닐까요.
혹자는 동성애를 비정상으로 보는 것 자체가 무례하며 혐오이자 독선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절대 진리를 믿는 기독교 신앙의 측면에서 단호할 땐 단호하고, 옳지 못한 것은 옳지 못하다고 말하는 배타성은 필연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세상이 죄를 규정하는 것처럼 성경도 죄를 규정하며, 모든 걸 다 받아들일 순 없다고 말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기독교 신자들도 동성애를 죄로 규정하는 과정에서 하나님의 뜻을 넘어선 정죄와 혐오의 시각은 없었는지 돌아볼 일입니다. 성경은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고 강조합니다. 기독교 교리의 핵심은 바로 ‘사랑’이기 때문입니다. 동성애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은 바로 여기에 근거해야 하지 않을까요.
사랑하기에 상대방이 죄에서 돌이키길 바라고, 사랑하기에 그가 죄에서 돌이켜 하나님이 주신 참된 기쁨을 같이 맛보기 원하는 것. 그것이 하나님의 마음이 아닐까 합니다.
임보혁 기자 bosse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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