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4일 붕괴된 미국 플로리다주 아파트에서 처음으로 10대 여학생이 구조됐다. 그런데 극적으로 구조된 생존자의 첫 마디가 화제다. 이 학생은 사고로 비치발리볼 대회 연습에 불참해 죄송하다는 말을 반복했다.
AP통신은 5일(현지시간) 플로리다 챔플레인타워사우스 아파트 붕괴 현장에서 데번 곤잘레스(16)가 어머니와 함께 구조됐다고 보도했다. 사고 당시 곤잘레스는 9층에서 부모님과 함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조만간 올랜도로 이사를 앞둔 상황에서 봉변을 당했다.
발견 당시 곤잘레스는 대퇴부가 골절돼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곤잘레스는 아파트가 무너질 당시 깨어있던 상태여서 추락 순간에 대한 트라우마를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골반이 골절돼 다른 병실에 입원해 있는 어머니와는 최근에는 짧게 영상통화로 생사를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AP통신은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에서도 며칠 뒤 있을 대회를 걱정하는 집념이 그를 살게 했다”면서도 “추락 순간의 공포가 생생한데다 아버지 에드가가 아직 구조되지 못했다는 사실을 알고 난 뒤 악몽에 시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역 고교 비치발리볼 팀과 클럽팀에서 활동하는 곤잘레스는 의식을 찾은 뒤 구조대와 가족에 “며칠 뒤 있을 대회 준비에 참석하지 못했다”면서 “팀에 죄송하다”는 말을 연신 반복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조 소식을 듣고 찾아온 팀 코치는 “곤잘레스를 만나 ‘일단은 회복에 집중하자’는 말을 건넸다”며 “아버지를 잃은 슬픔에 빠진 곤잘레스가 회복하더라도 다시 일상으로 완전히 돌아올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전했다. 온라인 모금사이트 ‘고펀드미’에는 곤잘레스 가족을 위한 모금 페이지가 개설된 상태다. 이날까지 10만8000여달러(1억2000여만원)가 모였다.
지금까지 사고현장에서 수습된 사망자는 28명이고, 실종자는 121명이다. 이 아파트는 열대성 허리케인 ‘엘사’가 상륙할 것으로 예보돼 전날 완전 철거됐다. 일각에서는 남은 생존자가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황윤태 기자 trul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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