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으로 향할 축구 남자 올림픽대표팀(24세 이하 국가대표팀) 18인은 누가 될까. 최종 명단 발표를 일주일 앞두고 김학범 올림픽대표팀 감독의 입에 시선이 쏠린다.
김 감독과 선수단 등 올림픽대표팀은 22일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 모여 훈련을 재개했다. 30일 최종 명단 발표 전 열리는 사실상 마지막 소집 자리다. 김 감독은 현재 소집한 23명 중 15명을 뽑고 여기에 와일드카드 3명을 더해 마지막 18인을 확정할 계획이다.
김 감독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여기까지 온 선수들은 다 검증받고 살아남은 선수들”이라며 “실력보다는 체력적 준비가 얼마나 잘 될지를 최고 주안점으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팀에 희생하는 선수인지도 볼 것”이라며 “어떤 일에도 맡은 바 책임을 다하고 팀이 앞으로 나아가는 데 자기희생을 감수하고서라도 보탬이 될 선수인지 보겠다”고 했다.
가장 주목받는 건 와일드카드다. 성인대표팀의 핵심축이기도 한 보르도 공격수 황의조, 토트넘 홋스퍼의 손흥민, 베이징 궈안 수비수 김민재가 유력 후보다.
국제축구연맹(FIFA) 규정상 올림픽은 소속팀이 차출에 협조할 의무가 없다. 세 선수는 모두 2년 전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병역을 면제받았다. 메달을 획득해 병역 면제를 새로 받을 수 있다면 선수 가치가 오르기에 소속팀이 협조할 이유가 있지만 세 선수는 해당하지 않는다. 현재 3명 외 자주 거론되는 건 병역 혜택을 받지 못한 유럽 출신 수원 삼성 미드필더 권창훈이다.
김 감독은 가나전 뒤 발표한 23명 명단에서 기존 중앙 공격수 오세훈과 조규성을 빼는 강수를 뒀다. 이 때문에 같은 포지션인 황의조는 발탁 가능성이 비교적 높다. 김민재는 대한축구협회가 직접 소속팀 베이징에 차출 협조를 부탁했다는 소식이 보도됐다. 손흥민은 소속팀 토트넘과 재계약이 확정되지 않아 섣불리 예상하기 어렵다.
김 감독은 말을 아꼈다. 그는 “(와일드카드 후보가) 누구라고 꼬집어 말할 수 없지만 지금도 (차출 협상이) 진행 중”이라며 “내가 결정한다고 다 되는 게 아니다. 아르헨티나나 브라질 등 다른 여러 나라도 와일드카드 차출에 굉장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했다. 그는 조규성과 오세훈의 엔트리 탈락 이유를 묻자 “여러 가지를 고려해 내린 결정이라고밖에 말하기 어렵다”고 했다.
기자회견에 나선 울산 현대 측면 공격수 이동준은 “경쟁은 당연하다. 선수들도 받아들이고 있다”면서도 “명단에 못든 선수들에게 상황상 위로를 따로 전하진 못했다. 2년 넘게 준비한 선수들이라 이런 상황이 마음 아프다. 많은 감정이 든다”고 털어놨다. 김 감독도 “자식 같은 선수들이 낙오하는 게 굉장히 마음 아팠다”면서 “올림픽에 나가기까지 일조한 선수들에게 지금이라도 미안하고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올림픽대표팀은 다음 달 13일과 16일 평가전을 치른 뒤 22일 뉴질랜드와 올림픽 첫 경기를 한다. 협회 관계자는 “올림픽 준비를 위해 (동아시아 쪽으로) 건너올 팀들이 꽤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평가전에 가급적 강팀을 섭외 중”이라며 “13일과 16일 각각 다른 팀을 섭외할 예정이다. 장소는 수도권이 될 것”이라고 했다. 최종 18인 외 추가로 지정할 예비엔트리 4명에 대해선 “올림픽 개막부터 선수단에 합류할지 정해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파주=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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