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과열이 계속되면서 무주택자의 청약 의존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정부도 3기 신도시 청약을 앞당기는 등 집값 과열을 가라앉히기 위한 중장기적 카드로 청약을 활용하고 있다. 정부와 무주택자 모두 청약에 매달리는 상황이지만, 너무 높은 경쟁률과 형평성 문제 등 잡음도 여전하다.
11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통계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자는 2606만4515명으로 전달(2588만7777명)보다 17만6000여명 늘었다. 올 들어 매월 가입자수 증가폭은 가팔라지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12만9619명 늘어났지만 지난 1월엔 15만5400명, 2월에는 17만3000여명이 증가했다.
청약 경쟁률도 계속 높아지고 있다. 부동산114와 직방이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1순위 평균 청약 경쟁률은 지난해 5월부터 올해 4월까지 1년간 94.1대 1을 기록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후 첫 1년(2017년 5월부터 2018년 4월)의 경쟁률(15.1대 1)과 비교하면 6배가 넘는다.
집값이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치솟으며 청약이 아니면 내 집 마련을 엄두도 낼 수 없게 되며 벌어진 상황이다. 정부는 집값 열기를 떨어뜨리기 위해 올해 안에 50만 가구를 분양하겠다고 했지만, 서울 등 선호지역 물량은 충분치 않다. 이런 상황에서 높은 청약 경쟁률을 감안하면 정부 공급 대책의 효과가 생각보다 적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가뜩이나 청약 열기가 높은 상황에서 형평성 문제도 불거지고 있다. 정부가 발표한 3기 신도시 사전청약 물량 3만200가구 중 신혼희망타운은 1만4000가구다. 나머지 1만6200가구 중에도 신혼부부 특별공급에 배정된 물량이 상당수다. 이에 청약통장 장기가입자인 40~50대가 박탈감을 호소하면서 국민청원까지 제기된 상태다.
사전청약을 추진하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을 둘러싸고 여전히 청약 특혜 시비가 끊이질 않는 것도 부담스러운 요인이다. LH는 김현준 사장이 오는 7월부터 진행되는 사전청약의 성공적인 추진을 위해 사전청약 준비상황 점검 회의를 개최하는 등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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