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d 라이프] 녹색 공원·예술작품… 요즘 백화점 ‘체험’을 팝니다

Է:2021-03-21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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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전성시대 오프라인도 뛴다

백화점들이 단순한 쇼핑 공간에서 벗어나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을 줄 수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쇼핑 공간이 빠른 속도로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넘어가는 상황에서 예술작품 전시나 '인스타그래머블한(인스타그램에 올릴 만한)' 공간을 구성함으로써 고객이 오프라인 매장을 찾을 수밖에 없는 이유를 제시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21일 백화점 업계에 따르면 '어떻게 해야 고객들이 백화점을 찾을까'를 두고 업계의 고민이 깊다. 지난해 백화점 3사(롯데, 신세계, 현대)의 매출은 편의점 매출보다 적었다.


지난달 말 서울 여의도에 오픈한 ‘더현대 서울’에는 1000평 규모의 실내 녹색 공원 ‘사운즈 포레스트’가 자리 잡고 있다. 연합뉴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20년 주요 유통업체 매출동향을 보면 백화점의 매출 구성비는 2019년 18%에서 지난해 15%로 줄어들었다. 백화점에서 감소한 비중은 고스란히 온라인(42%→46%)으로 옮겨갔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백화점들은 온라인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무언가를 제공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먼저, 인증샷을 즐기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통칭)의 취향에 맞춘 인스타그래머블한 공간 구성이 있다. 대표적 사례가 지난달 말 서울 여의도에 개장한 더현대 서울이다. 1000평 규모의 실내 녹색 공원 ‘사운즈 포레스트’부터 1층에 마련된 체험형 아트워크 ‘스프링 포레스트’와 6층의 복합문화시설 ‘알트원(ALT.1)’까지 고객들이 다양한 경험을 하며 사진을 찍을 만한 공간이 곳곳에 마련됐다. 이 때문에 인스타그램엔 ‘#더현대서울’ 해시태그를 단 게시글이 오픈 3주 만에 4만5000개를 넘었다.

롯데백화점 본점에서는 다채로운 컬러의 꽃을 사용해 MZ세대에게 희망과 격려, 긍정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판타지 드림' 전시가 진행되고 있다. 롯데백화점 제공

롯데백화점은 MZ세대를 겨냥한 다양한 공간 기획 전시를 진행하고 있다. 다음달 1일까지 롯데백화점 본점에선 다채로운 컬러의 꽃을 사용한 팝업 전시 ‘판타지 드림’이 열린다. 또 지난달 말 롯데월드몰 지하 1층에 조성된 500평 규모의 예술복합문화공간 P/O/S/T(포스트)에서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그래피티 작가들의 명작 80점을 한데 모은 ‘스트릿 노이즈’ 전시가 진행 중이다.

롯데월드몰 지하 1층에 조성된 대형 예술복합문화공간 '포스트' 전시장의 내부. 롯데월드몰 제공

백화점의 갤러리화도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는 변화 중 하나다. 이전엔 백화점 내에 예술작품을 걸어둠으로써 백화점의 격을 높이려 했다면 최근의 움직임은 백화점에서 할 수 있는 경험의 폭을 넓히기 위한 것이란 점에서 조금 차이가 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높아진 홈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을 반영해 예술작품 전시뿐 아니라 판매까지 진행한다.

신세계백화점은 본점 본관 3층과 4층 명품 매장 사이 아트월에서 다음달 12일까지 ‘블라섬 아트페어’를 연다. 고(故) 김창열, 줄리안 오피 등 유명 작가의 작품 200여점을 감상할 수 있고, 전문 큐레이터를 통한 공간 아트 컨설팅도 받을 수 있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3층은 지난해 8월 매장 곳곳에 예술품을 전시·판매하는 공간인 ‘아트 스페이스’로 리뉴얼되면서 매출 상승 효과도 봤다. 강남점 3층은 리뉴얼 후 지난 2월까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4.1% 늘었다.

신세계백화점 본점에서 진행 중인 '블라섬 아트페어'. 신세계백화점 제공

현대백화점은 판교점에서 다음달 11일까지 구본창, 쿠사마 야요이 등 국내외 유명 작가들의 작품 160여점을 전시하는 ‘판교 아트 뮤지엄’을 진행한다. 지난해 2월과 10월에 이어 이번이 세번째다. 지난해 10월엔 한 달간 약 10만명이 방문했다. 지난해 11월 경기도 남양주시 다산신도시에 오픈한 현대프리미엄아울렛 스페이스원은 ‘갤러리형 아울렛’을 표방했다. 이곳에는 세계적 아티스트 겸 디자이너인 하이메 아욘과 협업해 꾸민 스토리텔링형 문화·예술 공간 ‘모카 가든’과 국내 작가들의 예술작품이 설치돼있다.

업계에선 백화점 내 점포의 비중을 줄이면서 그 공간에 체험형 콘텐츠나 예술작품을 배치하는 식의 변화가 계속 이어질 것이라 말한다. 백화점 업계 한 관계자는 “요즘 소비자들은 오프라인 공간에서의 경험을 사는 데 큰 의미를 부여하기 때문에 온라인에선 불가능한 ‘체험’ 요소가 더 중요해졌다”며 “점포 공간을 줄이는 게 단기적으론 매출에 부정적일지 몰라도 장기적으론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높일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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