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난한 살림 때문에 눈만 마주치면 싸운 부모님은 자식들에게 툭하면 매를 들어서 나와 언니는 항상 눈치를 보며 소심하게 자랐다. 그래도 어머니는 교회에서 위로를 받으며 가족을 하나님께로 이끌려고 애썼다. 유명하다는 집회나 신앙훈련 프로그램에 빠지지 않던 어머니를 따라 머리에 손만 대면 뒤로 쓰러진다는 유명한 목사님 집회에 갔다. 파도치듯 사람들이 쓰러졌지만 나에게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러다 어떤 영화에서 나를 위해 십자가에서 죽으신 예수님 모습에 크게 감동을 받고 나도 예수님을 사랑하는 사람이 되리라 다짐했다. 그러나 감격은 오래 가지 않고 계속 죄가 나오며 변하지 않는 모습에 미칠 것 같았다. 자책하면서도 다람쥐 쳇바퀴 같은 답답한 신앙생활이 계속됐다.
우리 집 경제 사정은 점점 악화돼 고3 때 우리 가족은 하루아침에 길바닥에 내몰렸다. 갈 곳 없는 가족들은 뿔뿔이 흩어져 살다가 서울에 방 한 칸짜리 집을 얻어 다시 모여 지옥 같은 3년을 보냈다. 그래도 새벽마다 ‘다윗과 같이 주님 마음에 합한 자가 되어 주님의 일에 쓰이길 원합니다’라고 부르짖었다. 그러나 10년을 버텨도 확실한 믿음을 갖지 못한 채 춘천으로 이사해 어머니를 따라 한마음교회에 등록했다. 목사님께서 부활을 강조해도 내 입에선 ‘아멘!’이 나오지 않았다. 그런데 성도들은 모두 기쁨에 넘쳤다. 답답한 마음으로 일꾼 언니를 만났다. 언니가 “다은아, 너는 예수님을 어떻게 믿어?”라고 물었다. 나는 멈칫하다가 ‘사랑한다’고 대답했다. “아니, 예수님을 어떻게 믿느냐고?” 다시 물었고 나는 역시 같은 대답을 했다.
그런데 언니는 예수님을 주인으로 믿어야 한다며 로마서 10장의 ‘네가 네 입으로 예수를 주로 시인하며 하나님께서 그를 죽은 자 가운데서 살리신 것을 네 마음에 믿으면 구원을 얻는다’는 말씀과 마태복음의 ‘주여 주여 하는 자마다 다 천국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는 두 말씀을 찾아주었다. 충격이었다. 그리고 예수님을 세 번이나 부인한 베드로가 부활을 전하다가 순교한 이야기를 듣는 순간 내 신앙의 실체가 보이며 부활이 내게 실제가 됐다. ‘베드로가 부활하신 예수님을 진짜 봤구나! 부활하신 그분이 바로 하나님이시구나!’ 순간 부활하신 예수님을 주인으로 믿지 않았음을 알게 되며 눈물의 회개가 터져 나왔다.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고 나니 감정이나 상황에 따라 예수님을 믿는 것이 아닌 정말 그분의 말씀대로 믿게 됐다. 천국, 마귀 이런 용어들을 모호하고 지식으로만 알았었는데 실제로 있음을 부활의 증거로 믿게 되면서 허공에서의 싸움이 아닌 실제 이 땅에서 영적 싸움을 할 수 있게 됐다. 예수님을 믿으라고 말할 때마다 어디서부터 무엇을 전해야 할지 고민하며 남들의 시선과 말에 휘둘렸는데 명쾌하고 확신에 찬 목소리로 부활하신 예수님을 전하기 시작했다.
언젠가 복지기관에서 음악치료를 받고 있던 내담자 어머니는 복음을 전하는 내 모습을 보고 “저도 선생님처럼 될 수 있을까요?” 했다. “그럼요! 어머님. 부활하신 예수님만 만나면 저처럼 상황과 상관없이 주님 한 분만으로 기뻐할 수 있어요”라며 부활의 복음을 전했다. 하나님께서는 주님의 일에 쓰임 받는 자가 되게 해달라는 나의 기도에 응답해 주셨다. 부활하셔서 나의 주인 되어주신 주님께 감사드리며 사나 죽으나 오직 주를 위해서 살아갈 것을 다짐한다.
최다은 성도
GoodNews paper Ϻ(www.kmib.co.kr), , , AI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