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동걸(사진) 산업은행 회장은 15일 P플랜(단기법정관리)을 추진 중인 쌍용자동차를 놓고 “쌍용차 노사가 여전히 안이한 것 같다”고 비판했다. 쌍용차 측이 P플랜 가동을 위한 구체적 결과물도 내놓지 못한 채 정부와 산은의 지원에만 기대려 한다고 지적한 것이다. 일각에서 고개를 드는 인수협상 관련 낙관적 전망에 제동을 거는 동시에, 쌍용차 측을 향해 미 자동차 유통업체 HAAH오토모티브와의 협상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라고 압박하는 성격도 있다.
이 회장은 이날 온라인으로 진행된 기업 구조조정 제도 설명회 이후 기자간담회를 열어 “쌍용차 노사가 ‘생즉사 사즉생’(살고자 하면 죽고, 죽고자 하면 산다)의 정신으로 잠재적 투자자와 적극적인 협상을 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협상으로) 무엇인가를 끌어내고 그것으로 산은과 정부에 도와달라고 해야지, 그런 것도 없이 ‘안 된다, 얘기가 안 된다’고 하면 누가 도와줄 수 있나”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주객이 전도돼서도, 본말이 전도돼서도 안 된다. 쌍용차 회생에서 ‘주(主)’는 대주주 마힌드라, 쌍용차 노사, 잠재적 투자자”라며 “대주주인 마힌드라 측은 최대한 협력하는 것 같은데, 쌍용차 노사는 여전히 안이한 것 같다. 쌍용차를 살릴 수 있는 길은 쌍용차가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구조조정을 폭풍우 속 난파 직전의 선박에 비유하면서 “기본 철칙은 선원과 선장 입장에서 버릴 것은 다 버리고, 팔 수 있는 것은 팔고, 포기할 것은 포기해야 한다”며 “모든 이해관계자의 전례없는 고통 분담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 회장은 쌍용차의 P플랜 준비 진척과 관련해서는 “순탄하게 가고 있지 않다”며 “그렇게 전망이 밝은 것만은 아니다”고 말했다. 또 “잠재적 투자자는 쌍용차 경영 환경이 당초 예상보다 굉장히 악화하고 심각하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 그래서 최종 의사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마힌드라가 최근 인도중앙은행으로부터 쌍용차 보유 지분을 75%에서 25%로 줄이는 지분 감자를 승인받은 것에 대해 “한 장애물을 넘었지만, 하나의 장애물을 넘은 것에 불과하며 앞서 나가 기대하긴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HAAH 측이 산은의 선제적 지원을 요구하는 것에 대해서도 “투자자가 없는데 산은이 돈을 먼저 넣을 수는 없다”고 일축했다.
지호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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