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접종 중인 유럽연합(EU)에서 접종 후 혈관 속 피가 굳는 ‘혈전’ 현상이 보고되면서 접종을 중단하는 국가들이 속출하고 있다. AZ는 백신과 혈전 형성 사이에 연관성이 없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부작용 논란에 대응하고 나섰다.
1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네덜란드는 이날부터 최소 29일까지 AZ 백신 접종을 중단키로 했다. 덴마크와 노르웨이에서 혈전 현상이 부작용으로 나타났다는 사실이 알려진 직후다.
네덜란드 보건부는 “자국 내에서 관련 사례가 보고된 바 없고 혈전과 백신 사이에 직접적인 연관성도 증명되지 않았다”면서도 “백신 접종에 있어서는 한 치의 의혹도 남겨둘 수 없다. 지금으로써는 접종을 잠시 멈추고 확신을 얻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노르웨이 보건 당국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AZ 백신을 접종한 의료진 3명에게서 혈전과 출혈, 혈소판 감소 등 부작용이 발견됐다고 발표했다. 덴마크도 지난 11일 비슷한 사례를 발표하며 AZ 백신 접종을 중단했다.
AZ는 이날 성명을 내고 EU와 영국에서 자사 백신을 맞은 1700만명을 대상으로 자체 조사를 벌인 결과 심각한 부작용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총 15건의 심부정맥 혈전증과 22건의 폐색전증이 보고됐는데, 이는 백신 접종과 무관하게 자연적으로 관측되는 비율보다도 낮다는 설명이다.
세계보건기구(WHO)와 유럽의약품청(EMA)도 보고된 부작용과 백신 사이에 뚜렷한 연관성이 관찰되지 않는다며 계속 접종해도 된다는 입장이다. 영국 프랑스 스페인 스웨덴 등은 AZ 백신 접종을 이어나가고 있다.
지난 주 비유럽 국가 중에서는 처음으로 AZ 백신 접종을 연기했던 태국은 16일부터 접종을 시작한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반면 지난 8일 AZ 백신 111만3600회분을 반입한 인도네시아는 혈전 우려를 이유로 접종을 유보했다.
영국의 전염병통제 자문관으로 재직했던 피터 잉글리시는 “보건 당국들이 예방적 조치를 이유로 백신 접종을 중단한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코로나19의 지속적 확산이라는 실질적 위험을 방치하는 꼴”이라고 로이터에 말했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
▶문 대통령 부부, 23일 AZ 백신 맞는다
▶상반기 유행 땐 ‘투 트랙 방역’ 흔들… “7월초 돼야 보호효과”
▶2분기 1150만명 백신 접종… 만 75세 이상부터 시작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