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정동 덕수궁 뒤편 미국대사관저 인근 ‘덕수궁길’은 도심에서 돌담길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길이다. 특히 ‘아관파천’의 현장인 구(舊)러시아공사관, 을사조약이 체결된 중명전 등 근대사 유적들이 산재해 역사체험장으로도 제격이다. 그러나 보행로가 협소해 걷기 불편하고, 많은 사람이 몰릴 땐 차도까지 내려와 걷는 경우도 있어 보행안전에 대한 우려가 많았다.
이에 서울시는 ‘덕수궁길’을 정동의 역사성을 살리면서 안전하고 걷기 편한 탐방로로 정비한다고 11일 밝혔다. 덕수궁 후문 ‘고종의 길’ 입구에서 시작해 덕수초등학교 앞 원형로터리를 지나 동화면세점 앞 삼거리까지 이어지는 총 320m 구간이다. 오는 15일 착공해 오는 6월 완공될 예정이다.
이 구간은 서울시가 ‘정동 일대 도시재생사업’ 일환으로 조성 중인 ‘정동 근대역사길’(총연장 2.6㎞) 5개 코스 중 제2코스(구 러시아공사관~동화면세점 앞)의 일부 구간이다.
서울시는 대한제국에서 대한민국으로 이어지는 근대 한국의 역사를 간직한 원공간인 정동과 덕수궁 일대 약 60만㎡의 역사적 장소적 가치 회복을 위한 ‘정동 일대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정동 근대역사길’은 구 러시아공사관, 정동교회, 배제학당, 환구단 등 정동 내 대표적인 근대역사유산과 옛 길을 아우르는 총연장 2.6㎞의 역사보행탐방로다.
정비는 크게 덕수궁길 구간(고종의길~덕수초등학교 앞 원형로터리, 연장 240m)과 동쪽으로 이어지는 새문안로2길 구간(덕수초등학교 앞 원형로터리~동화면세점 앞, 연장 80m)으로 나눠 추진된다. 덕수궁길 구간은 관광객, 직장인, 덕수초등학교 학생 등이 집중되는 주요 보행로인 만큼 보행 편의성과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보행환경 개선에 중점을 둔다. 폭이 2m에 불과해 협소한 양측보도를 편측보도로 조성하고, 보도 폭을 최대 4.4m까지 2배로 확장한다. 또 보행자 안전펜스를 설치하고, 덕수초등학교의 담장경관을 개선해 걷기 편안하고 안전한 쾌적한 거리로 단장한다.
아울러 ‘정동 근대역사길’ 탐방로의 분위기를 살릴 수 있도록 차분한 색채의 보도포장재를 쓰고, 덕수초등학교 탐방로변 담장에는 인접한 구세군 역사박물관의 벽돌 색상 타일을 사용해 통일감을 줄 예정이다. 새문안로2길은 도로 다이어트를 통해 보도 폭을 6m까지 확장한다. 공원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는 ‘덕수 소공원’에는 가로수를 심고 휴게공간을 만든다.
김재중 선임기자 jj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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