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국가대표 주장을 지낸 기성용(32·FC 서울)이 초등학교 시절 축구부 후배에게 여러 차례 성폭력을 저질렀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기성용 측은 해당 내용을 완강히 부인하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축구선수 출신 C씨와 D씨는 24일 법무법인 현의 박지훈 변호사를 통해 2000년 1~6월 전남의 한 초등학교 축구부 합숙소에서 1년 선배인 A선수와 B씨로부터 성폭력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박 변호사는 “A선수와 B씨는 C씨와 D씨를 불러내 구강성교를 하도록 강요했고, C씨와 D씨는 울면서까지 이에 응해야 했다”며 “(구강성교가) 가해자들의 마음에 들지 않을 경우 무자비한 폭행이 뒤따랐음은 물론”이라고 설명했다.
박 변호사에 따르면 성폭력은 C씨와 D씨가 초등학교 5학년 시절 의무적으로 합숙소 생활을 하며 주말에만 귀가가 허용됐던 때 발생했다. C씨와 D씨가 피해자가 된 이유는 당시 체구가 왜소하고 성격이 내성적이었던 것이 영향을 미쳤다고 박 변호사는 설명했다. 또 “C씨와 D씨는 지옥 같았던 당시의 기억을 하루도 잊은 적이 없다”고 전했다.
A선수와 B씨의 가해 행위가 사실로 밝혀진다 하더라도 둘 모두 당시 형사 미성년자였던 데다 공소시효도 지나 형사 책임을 묻긴 힘들다. 또 민법상 불법 행위에 의한 손해배상 소멸시효도 지나 민사로 배상받기도 어렵다. C씨와 D씨는 법적인 구제 조치와 별개로 진정성 있는 사과를 받기 위해 폭로에 나섰다고 한다.
박 변호사는 A선수를 ‘최근 수도권 한 명문구단에 입단한 국가대표 출신 스타플레이어’, B씨는 ‘짧은 기간 프로선수 출신으로 현재 광주 지역 한 대학 교단에 서고 있는 외래교수’로 표현했지만 A선수는 기성용으로 쉽게 특정됐다. 서울 구단 측에선 “기성용은 계속 사실무근이라 주장하고 있다”며 가해 사실을 부인했지만 논란은 가라앉지 않았다.
이에 기성용 에이전트사 C2글로벌은 보도자료를 내고 “기성용에게 확인한 결과 피해자임을 주장하는 사람의 보도(폭로) 내용과는 전혀 관련 없음을 확인했다”며 “추후 이와 관련된 오명으로 입은 피해에 대해선 법적 대응도 불사할 것”이라고 맞섰다.
B씨도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초등학교 시절 그런(구강성교) 행위를 아는 것은 말이 안 되고, 30~40명씩 같이 숙소생활을 했기에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20년 전엔 저도 운동선수라 정말 많이 맞았고 제가 후배를 힘들게 했을지도 모르지만 그런 행위를 했다는 건 황당무계하다”고 해명했다.
이동환 조효석 기자 hu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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