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주식시장에 새롭게 이름을 올린 기업은 줄었지만 빅히트, 카카오게임즈, SK바이오팜 등 ‘대어’의 잇단 등장으로 공모시장이 대폭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적잖은 신규 상장사 주가가 상장 후 내리막을 걸은 뒤 연말까지도 사전 책정가격인 공모가를 회복하지 못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신규 상장 기업이 모두 70곳으로 2019년보다 3곳 줄어든 반면 공모금액은 같은 기간 3조2101억원에서 4조5426억원으로 40.6% 늘었다고 18일 밝혔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상반기 기업공개(IPO)는 부진했지만 하반기 대형 IPO 기업 증가로 전체 공모 규모가 크게 증가했다.
지난해 하반기 SK바이오팜과 방탄소년단 소속사 빅히트는 국내외 기관투자가가 참여한 수요예측에서 각각 9000억원대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9월 코스닥에 상장한 카카오게임즈는 국내 수요예측 사상 최고 경쟁률(1479대 1)을 기록하며 3000억원대 기업으로 책정됐다.
코스피 신규 상장 기업에 대한 수요예측 경쟁률은 2019년 417대 1에서 830대 1로 급증했다. 코스닥 상장 기업 경쟁률은 같은 기간 615대 1에서 874대 1로 뛰었다. 지난해 일반투자자 평균 청약경쟁률은 956대 1로 2019년 509대 1과 비교해 배 수준을 기록했다. 증시 반등에 따른 투자심리 회복과 함께 상장 즉시 연일 상한가를 찍는 사례가 늘면서 공모주에 대한 관심이 뜨거웠다.
공모가격이 상단 이상에서 결정된 기업은 56곳으로 전체 신규 상장사의 80.0%를 차지했다. 이들 중 14.3%인 8곳은 연말 종가 기준으로 공모가격을 밑돌았다. 금감원은 “시장 관심이 높아 공모가격이 높게 결정되더라도 상장 이후 고수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며 “공모주 투자 시 향후 사업계획을 비롯한 투자위험 요소와 공모가격 산정 근거 등을 꼼꼼히 살펴본 후 투자를 결정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기관투자가의 의무보유 확약이 늘어난 점도 눈에 띈다. 지난해 신규 상장사 94%(66곳)에 투자한 기관투자가가 일정 기간 주식 의무보유를 약속했다. 기관투자가 배정물량 중 의무보유 확약 비중은 평균 19.5%로 전년(16.6%)보다 3% 포인트가량 상승했다.
금감원은 “공모주 투자 열풍으로 기관투자가의 의무보유 확약 비중이 상승하고 확약 기간도 길어졌다”며 “의무보유 확약 기간이 끝나면 기관투자가 배정물량이 시장에 나와 주가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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