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계시록 1장 3절을 보면 읽는 자, 듣는 자, 지키는 자가 나온다.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에서는 ‘읽는 자’를 요한계시록 10장에서 열린 책을 받아먹은 단 한 사람 새 요한이라 주장한다. 그들이 말하는 단 한 사람 새 요한은 누구일까. 그렇다. 반사회적 종교집단의 교주인 이만희다.
신천지는 ‘듣는 자들’을 요한계시록 10장에서 말한 백성과 나라와 방언과 임금들이라고 주장한다. 비유로 죄 가운데 있는 모든 교회를 상징하는 것으로 해석한다. 쉽게 말해 정통교회를 의미하는 것이다.
그들은 ‘지키는 자들’을 요한계시록 7장과 14장의 12지파 14만4000과 흰무리라고 말한다. 여기에 14만4000과 흰무리는 이만희의 가르침에 따르는 신천지 신도를 지칭하는 것이다.
요한계시록 1장 3절 말씀에 대한 정통교회의 올바른 해석은 뭘까. 해석에 앞서 개역한글판과 개역개정판을 살펴본다.
개역한글판 요한계시록 1장 3절은 “이 예언의 말씀을 읽는 자와 듣는 자들과 그 가운데 기록한 것을 지키는 자들이 복이 있나니 때가 가까움이라”고 말씀한다.”
현재 대다수 교회가 사용하는 개역개정판 요한계시록 1장 3절은 개역한글판과 약간 다르게 번역돼 있다. “이 예언의 말씀을 읽는 자와 듣는 자와 그 가운데에 기록한 것을 지키는 자는 복이 있나니 때가 가까움이라.”(계 1:3)
예전에 사용했던 개역한글판은 ‘읽는 자’ ‘듣는 자들’ ‘지키는 자들’이라 돼있다. 그러나 현재 교회들이 사용하고 있는 개역개정판은 ‘읽는 자’ ‘듣는 자’ ‘지키는 자’라고 번역했다.
여기서 이런 생각을 할 수 있다. ‘어떤 번역이 더 좋은 것일까.’ 요한계시록 헬라어 원문을 보면 ‘읽는 자’는 단수로 돼 있다. 즉 ‘읽는 자’는 한 사람이라는 말이다. ‘듣는 자’는 복수형이고 ‘지키는 자’ 또한 복수형으로 돼 있다. 즉 ‘듣는 자’와 ‘지키는 자’는 듣는 사람들과 지키는 사람들이라는 뜻이다.
이렇게 보면 요한계시록 1장 3절은 지금 사용하는 개역개정판보다는 개역한글판이 원문에 가깝게 번역됐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요한계시록은 소아시아 일곱 교회에 보낸 편지다. 소아시아 일곱 교회는 주의 날에 함께 모여 예배를 드렸다. 그때 밧모 섬에 갇혀 있던 요한이 성도들에게 보낸 편지, 즉 요한계시록을 읽었다. ‘읽는 자’는 예배에 참석한 모든 사람을 대신해 성경을 읽었다. 이 사람을 성경 봉독자라 부른다.
초대교회 변증가인 터툴리안은 공식 예배 중에 성경을 낭독하는 사람이 있었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어느 정도 글을 읽을 수 있는 사람이 맡았지만, 후에는 성경 봉독자가 교회의 공식 직분이 됐다고 증언했다.
“대부분의 고대인은 글을 읽지 못했으며, 어쨌든 모든 사람이 요한계시록을 한 권씩 가질 수 있을 만큼 책의 수량이 충분하지도 않았을 것이다(책을 만들려면 손으로 등사해야 했기 때문에). 그래서 회중에게 큰 소리로 읽어 주는 사람들(마치 회당 내에 성경을 읽어 주는 사람이 한 명씩 있었던 것처럼)과 듣는 사람들(나머지 회중은 성경 낭독을 들었던 것처럼)이 복을 받는다.”
그렇다면 ‘듣는 자들’은 누구일까. 듣는 자들은 예배에 참석한 모든 성도다. 그리고 ‘지키는 자들’은 성경 봉독자와 예배에 참석한 모든 성도를 지칭하는 것이다.
요한계시록 1장 3절을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성경 원문, 초대교회 예배, 교회역사를 종합적으로 연구해야 한다. 그래야 신천지처럼 엉뚱한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김주원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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