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이른바 제3지대 경선 제안을 받아들인 데 대해 국민의힘은 안도하는 모습이다. 그동안 밀고 당기기를 거듭했던 안 대표와 국민의힘 간 단일화 일정이 일단락되면서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판단에서다.
범야권의 경선 시나리오는 ‘2월 말 1차 예선 완료→3월 4일 국민의힘 후보 선출→2차 경선 토론회→100% 시민 여론조사 통한 단일후보 선출’이다. 국민의힘은 늦어도 3월 중순까지는 단일 후보를 선출해야 시너지 효과를 끌어올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안 대표는 3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향후 경선 일정과 관련해 “참여 후보들의 실무 대표들이 모여서 함께 협의를 하면 정해질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금 전 의원은 안 대표와의 ‘토론 맞대결’을 통해 존재감을 끌어올리겠다는 포석이다. 금 전 의원은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서울시민에게 선택할 충분한 자료를 드리려면 토론이나 얘기할 기회가 많아야 한다”면서 “끝장토론이든 방송초청 토론이든 형식에 구애를 안 받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에선 2단계 경선이 흥행 몰이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기대 섞인 관측도 나온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야권 후보 단일화로 가는 과정이 그런 것”이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주호영 원내대표도 “우리 당은 우리 당대로 경선 절차를 밟고 당 밖의 후보들이 단일화하면 이후 우리 당과 최종 단일화하는 구도로 잡힌 것에 환영하고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당 소속 예비후보들의 경선을 진행하면서 컨벤션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구상이다. 보수 지지층에다 중도층 표심까지 끌어모을 경우 상당한 파괴력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민의힘 한 중진 의원은 “투 트랙 경선을 진행해 단일화를 한다면 제1야당의 경쟁력에 안 대표 지지율까지 겹쳐 상당한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의원은 “복잡했던 단일화 방정식이 단순해진 것”이라며 환영했다.
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후보들도 2단계 경선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나경원 전 의원은 “야권 단일화 성공의 서막이 보이는 듯하다”면서 “단일화를 둘러싼 국민의 불안과 불신을 조금이나마 해소할 수 있는 반가운 소식”이라고 말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많이 예상됐던 형태”라며 “한 명의 경쟁주자로서 열심히 뛸 뿐”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종철 전 당대표의 성추행 파문을 겪은 정의당은 4·7 재보선 무공천을 결정했다. 정호진 수석대변인은 “국민 여러분께 큰 심려를 끼쳤다. 거듭 송구하다”며 “후보를 공천하지 않는 것이 책임정치의 대원칙을 지키는 것이자 분골쇄신하겠다는 약속을 실천하는 것이라 판단했다”고 밝혔다. 강은미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수정 서울시장 예비후보, 김영진 부산시장 예비후보는 4일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김경택 이상헌 강준구 기자 ptyx@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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