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검·언 유착’ 의혹 사건으로 구속돼 재판을 받아오던 이동재 전 채널A 기자가 구속기간 만료를 하루 앞둔 3일 보석 석방됐다. 지난해 7월 구속된 지 201일 만이다. ‘검·언 유착’ 의혹을 둘러싼 수사와 재판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박진환 부장판사는 이날 보증금 2000만원 납입 등의 조건을 달아 이 전 기자의 보석 신청을 인용했다. 이 전 기자는 서울구치소를 나오며 “재판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말했다. 이 전 기자의 변호인은 “석방된 것은 다행이나 보석 결정이 늦어져 장기간 구속된 것은 심히 유감”이라고 했다. “보석 심문 후 중요 증인에 대한 신문이 없었고, 재판은 공전돼 왔다”고도 했다.
구속 만료까지 단 하루를 남기고 결정된 보석에 법조계에서도 이례적이라는 평이 나왔다. 통상 보석 심사에 1개월가량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면 재판부의 결정이 늦었다는 것이다. 이 전 기자가 보석을 신청한 시기는 지난해 10월이었다. 한 부장판사 출신 변호사는 “구속기간 내에 선고를 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됐다면 보석 신청을 빨리 인용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법조 기자로 일했던 이 전 기자는 신라젠 대주주였던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 대표에게 여권 인사의 비리 제보를 강요했다가 미수에 그친 혐의로 지난해 8월부터 재판을 받아 왔다. 이 사건은 이 전 기자가 한동훈 검사장과 공모했다는 의혹으로 ‘검·언 유착’ 의혹이라 불렸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 행사로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 수사팀이 사건을 독립 수사했다. 하지만 이 전 기자의 공소장에는 한 검사장과의 공모 여부가 적히지 않았다.
검찰은 강요 혐의로 고발됐던 채널A 전 사회부장과 법조팀장에 대해서는 지난달 29일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검찰 수사팀은 한 검사장에 대해서도 무혐의 의견을 폈지만,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최종 판단을 유보하는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의혹의 또 다른 갈래인 ‘권·언 유착’과 관련해서도 여전히 수사가 진행 중이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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