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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글속 세상] 추억의 일회용 카메라… ‘리사이클’ 바람 타고 돌아왔다

현상소 ‘필름로그’의 업사이클링

서울 중구 필름로그 현상소에 수거된 일회용 카메라들이 놓여 있다. 이곳에선 월 1000여개의 일회용 카메라가 업사이클 과정을 거쳐 재탄생한다.

일회용 카메라는 정말 일회용일까? 이름은 한 번 쓰고 버려지는 제품이지만, 약간의 수고만 감수하면 재사용이 가능하다. 필름 현상소 ‘필름로그’는 그 수고를 대신해주고 감수성까지 더해 일회용 카메라를 변신시키고 있다.

필름로그 현상소에서 한 직원이 업사이클 카메라를 이용해 사진을 찍고 있다. 현재 필름 종류가 다른 6종의 업사이클 카메라가 있다.

최초의 일회용 카메라는 1949년 포토팩이라는 회사가 만들었다. 그 카메라에는 필름이 8장 들어가 있었는데, 구매자는 촬영 후 카메라 표면에 주소를 적어 우편함에 넣으면 됐다. 포토팩은 우편으로 배달된 카메라에서 필름을 현상해 사진을 구매자에게 보내줬고, 카메라에 다시 필름을 넣어 판매했다. 구매자에게는 일회용이지만 카메라 입장에선 일회용이 아니었다.

필름로그는 전국 14곳에 자판기를 설치해 업사이클 카메라를 판매·수거한다.

필름로그는 과거 포토팩 시스템을 응용, 전국 14곳에서 자판기를 운영하고 있다. 소비자는 자판기에서 산 일회용 카메라를 사용한 뒤 자판기 옆 수거함에 이름과 연락처를 적어 넣으면 된다. 수거된 카메라는 별도 비용 없이 현상과 디지털 인화 서비스가 이뤄지며, 다시 새 필름을 장착해 자판기에서 팔리게 된다. 이런 선순환 과정을 통해 월 1000여개의 ‘업사이클 카메라’가 만들어지고 있다.

필름에 익숙하지 않은 세대가 쉽게 이해하도록 필름로고 현상소에는 각 필름의 특성을 보여주는 샘플이 걸려 있다.

디지털에 밀려 찬밥 신세였던 필름은 최근 복고풍을 타고 다시 인기를 끌고 있다. 디지털과 다른 색감, 감성을 즐기는 사람이 늘면서 일회용 카메라도 덩달아 주목받게 됐다. 필름로그는 이런 수요에 맞춰 다양한 필름을 넣은 업사이클 카메라를 출시한다. 필름로그 카메라는 환경보호에 필름의 감수성과 사진 찍는 재미까지 더했다. 리사이클(재활용)보다 업사이클(새활용)에 가깝다. 백경민 필름로그 대표는 “27개 부품이 들어가는 일회용 카메라는 분리수거도 안 된다. 환경을 생각해 시작한 사업이 감성까지 충족시킬 수 있어 기쁘다”고 했다.

필름로그 현상소에서 직원이 일회용 카메라 업사이클 공정을 시연하고 있다.

사진·글=김지훈 기자 da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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