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수도권에 사실상 사회적 거리두기를 적용하기로 했지만 등교는 예정대로 진행하기로 했다. 등교 중인 학생은 그대로 나오도록 하고, 다음 달 3일 고1 중2 초등 3~4학년, 8일 중1 초등 5~6학년 등교 일정도 미루지 않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다만 수도권 학교들은 한층 강화된 방역 기준을 적용할 전망이다. 교육부와 수도권 시·도교육청들은 이르면 29일 수도권 학교 등교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박능후(사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2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기본적으로는 예정돼 있는 등교수업을 예정대로 진행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교육부·교육청과 상의해 상황이 좀 더 엄중한 지역은 유연하게 일정을 재조정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등교는 예정대로 하되 코로나19 확산이 우려되는 지역 학교들만 선별적으로 원격수업으로 전환하는 기존 정책을 고수하겠다는 뜻이다.
쿠팡 물류센터발 집단감염 사태로 등교를 미루는 학교들이 속출하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 기준으로 전국 2만902개 유치원과 초·중·고교 가운데 4%에 해당하는 838개교가 등교를 미뤘다. 전날 오후 1시30분 기준 561곳보다 277곳 늘어난 수치다. 경기도 부천시가 251개교로 가장 많았고, 경북 구미시가 182개교로 뒤를 이었다. 부천과 인접해 있는 인천 부평구·계양구는 각각 153곳과 89곳으로 집계됐다. 서울에서도 117곳이 정상 등교를 하지 못했다.
학생은 10명 중 1명꼴로 학교에 가지 못했다. 전날 오후 4시 기준으로 전국 등교 대상 학생 268만9801명 가운데 9.6%인 25만7093명이 등교하지 못했다. 고3 학생은 1만2929명으로 집계됐다. 유치원생 7만7925명, 초등학생 10만7459명, 중학생 1만8450명, 고2 5만3259명이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서울·경기·인천 교육감과 긴급 화상회의를 열고 대책을 논의했다. 이미 정부가 설정했던 ‘등교 가능 기준’을 초과한 상태여서 교육 당국은 하루 종일 긴박하게 움직였다. 이날 새로 나온 확진자는 79명, 감염경로가 확인되지 않은 사례가 7.6%였다.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생활 방역으로 전환하는 기준으로 ‘신규 확진자 50명 미만’, ‘감염경로 미확인 5%’ 기준을 제시했었다. 교육부는 “등교는 이보다 더 까다로운 조건을 충족해야 가능하다”고 밝힌 바 있다.
유 부총리와 교육감들은 수도권 전체 학교를 원격수업으로 전환하기보다 학교 방역을 좀 더 촘촘하게 하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문제없이 등교가 이뤄지고 있는 학교들까지 문 닫을 필요가 없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교육부는 시·도교육청 의견 수렴을 마치면 내부 회의 등을 거쳐 이르면 29일 수도권 학교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고3은 매일 등교하되 나머지 학년은 격주로 나오도록 하는 기존 방안을 강화하는 대책이 나올지 주목된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