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19 확산으로 일자리가 증발하는 상황에서 미국에서 구직 포기자와 조기 은퇴자가 더욱 크게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올리버 코이비언 미국 텍사스대 경제학과 조교수 등은 최근 공개한 전미경제연구소(NBER) 보고서에서 코로나19 유행 후 미국 내 노동시장참가율 감소폭이 실업률 증가폭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들은 미국인 9445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유행 전인 지난 1월 6~27일과 유행 후인 지난달 2~6일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비교했다.
25일 보고서를 보면 해당 기간 실업률은 4.2%에서 6.3%로 2.1% 포인트 높아진 데 비해 노동시장참가율은 64.2%에서 56.8%로 7.4% 포인트 하락했다.
이번 실업률 증가폭은 금융위기로 인한 대침체기인 2008~2010년의 3분의 1에 그친다. 반면 노동시장참가율 하락폭은 2008~2016년 추세적 하락폭(3% 포인트)의 2배가 넘는다.
노동시장참가율 감소폭에 비해 실업률 증가폭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게 나타난 이유는 일자리를 잃은 근로자 다수가 구직을 단념해 노동가능인구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일자리를 잃은 경우라도 구직 노력을 포기하면 실업자로 분류하지 않는다.
구직 중단 이유로 ‘은퇴’를 꼽은 응답자는 코로나19 유행 전 53%에서 유행 후 60%로 7% 포인트 늘었다. 코로나19 대유행을 계기로 고령자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조기 은퇴자 역시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코로나19 관련 봉쇄 조치로 인한 실업률 증가는 일시적 현상이지만 구직을 완전히 포기한 ‘은퇴자’가 늘어난 만큼 노동시장참가율은 오랜 기간 낮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코로나19 유행 전후 고용률은 60.0%에서 52.2%로 7.8% 포인트 하락하며 대침체기(5% 포인트) 때보다 나빠졌다. 미국 노동가능인구가 2억6000만명임을 감안하면 누적 실업급여 청구 건수(4월 4일 기준 1650만건)를 크게 웃도는 약 2000만명이 일자리를 잃은 것으로 분석됐다.
실업률 통계로 잡히지 않는 ‘보이지 않는 실업자’는 국내에서도 크게 늘었다. 지난달 비경제활동인구는 전년보다 83만1000명 늘어난 1699만1000명으로 1999년 6월 통계 작성 이래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증가폭도 사상 최대 수준이다. 육아, 재학, 심신장애 같은 이유 없이 ‘그냥 쉰다’고 답한 사람은 43만7000명 늘어난 240만8000명으로 역시 집계 이래 가장 많았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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