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데 싸야 고객들도 만족… 효율 위해 가치 흥정하면 실패”

Է:2020-05-25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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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브랜드 버거 개발 최정용 신세계 팀장


“저는 오케스트라 지휘자처럼 방향성을 잡는 거고, 고생은 실무진이 많이 했죠. 메뉴 개발도 20여명이 넘는 인원이 했고 마케팅이나 물류 공장에서 근무하시는 분들도 마찬가지고요. 항상 ‘팀장’이라는 것 때문에 저만 부각되는데 실제로는 이렇습니다.”

최근 서울 중구 을지로에 위치한 노브랜드버거 을지로4가역점에서 만난 최정용(사진)신세계푸드 R&D센터 메뉴개발팀장은 멋쩍게 웃으며 말했다. 경주관광교육원 출신 양식 셰프인 최 팀장은 1994년 웨스틴조선호텔에 입사해 메인 키친과 뷔페, 이탈리안 레스토랑 등을 거쳤다. 이후 경영에도 몸 담아 웨스틴조선호텔 스시조, 홍연, 아리아 등의 신규 오픈도 담당했다. 2018년 열린 평창동계올림픽에서는 선수단과 기자단, 운영인력 등 1만명의 식사를 담당하는 총감독 셰프로 활약하기도 했다.

그는 노브랜드 버거 출시 전 가장 먼저 품질을 결정했다. 이후 최대한 단가를 낮추기 위해 힘을 쏟았다. 신세계푸드의 외식·급식 부서와 협업을 통해 노브랜드 버거에 납품되는 원자재를 함께 구매하도록 했다.

“좋은 식재료로 비싼 제품을 만드는 건 쉽죠. 하지만 버거는 한 개 1원, 2원 낮추려면 유관부서와 수도 없이 소통해야 합니다. 품질을 먼저 잡아놓고 가격을 맞추려니 그게 힘들었어요.”

최 팀장은 현장에서 만들기 쉬운 조리법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크게 한두 개 매장을 운영했던 과거와는 달리 매장 숫자가 늘어날수록 관리가 어렵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초기 100여가지로 잡았던 재료도 절반 이상으로 줄였다. 이로 인해 식재료 저장 관리도 완화됐고, 직원들도 메뉴를 만드는데 더 집중할 수 있게 됐다. 공장에서부터 매장, 제품에 이르기까지 모든 동선이 최적화된 것이다.

레시피 최적화도 이러한 고민에서 출발해 탄생됐다. 노브랜드 버거 소스는 ‘10·7·7’ 조합으로 만들어진다. 현장에서 느낄 수 있는 실질적인 간편함을 위해 중량에 맛을 맞춘 셈이다. 또 그는 는 레시피 최적화를 통해 균형(밸런스)을 잡는 것에 중점을 뒀다. 패티와 번, 소스가 모두 버거를 이루는 내용물이지만, 어떻게 밸런스를 맞추느냐에 맛이 좌우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패티 역시 개발 과정에서 깊은 고민이 들어갔다. 패티가 얇으면 선호도가 떨어지는 한국 사람들의 취향을 고려해 경쟁사보다 20% 이상 두껍게 개발했다. 한국인이 좋아하는 질감을 살리기 위해 여러 가지 조합을 테스트하기도 했다. 또 다양한 의견수렴으로 소비자들의 가장 큰 불만이 ‘메뉴판 이미지 사진과 실물이 다르다’는 점도 반영했다.

“사진과 실물이 다르다는 점이 가장 큰 불만 중 하나로 꼽혔어요. 그래서 토마토와 양파 등을 버거에 넣는 과정에서 직접 손질하도록 했어요. 앞에서 편리하게 조리해야하는 것에 중점을 뒀다고 말씀드렸는데, 이건 양보 못하겠더라고요.”

최 팀장은 노브랜드 버거 제품을 관통하는 키워드로 ‘벨류(Value, 가치)’를 꼽았다. ‘싸고 맛있다’가 아닌 ‘맛있는데 싸다’라는 것, 그리고 외식은 결국 맛이 중점이라는 것을 강조하겠다는 의미다.

“효율을 내기 위해 노력하지만, 효율성을 위해 지켜야 할 가치까지 깎지는 않을 겁니다. 가치를 흥정하는 순간, 브랜드는 무너지게 됩니다.”

조현우 쿠키뉴스 기자 akg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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