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구 한남3구역 재개발과 서초구 반포3주구 재건축 사업을 놓고 벌인 건설업계 수주전의 윤곽이 뚜렷해졌다. 과열경쟁과 코로나19 등으로 시공사 선정이 미뤄진 두 사업장은 5~6월 중에 최종 승자를 결정한다.
두 현장은 예상 공사비만 2조8000억원에 달하는 데다 상징성이 커 시공능력평가 순위 5개 업체가 모두 참여해 경쟁을 벌이고 있다.
19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한남3구역 조합은 전날 수주에 참여한 현대건설과 대림산업, GS건설(입찰 절차 기호순)의 입찰 제안서를 받아 비교에 들어갔다. 조합은 3사의 제안을 검토한 후 다음 달 21일 총회를 열어 최종 입찰 대상을 결정하기로 했다.
현대건설은 대안 설계를 포함한 공사비로 조합이 제안한 사업 예정가보다 1500억원 절감한 1조7377억원을 제안했다. 역시 대안 설계를 제시한 대림산업의 공사비는 이보다 조금 높은 1조8000억원대로 알려졌다. GS건설은 대안 설계 없이 가장 적은 1조6000억원의 공사비를 제안했다.
이 중 현대건설은 3사 중 가장 먼저 언론에도 세부 입찰 제안서를 공개했다. 단지 내 상업시설에 현대백화점 입점을 약속하고 신분당선 역사 신설 시 백화점과 신설 역사를 잇는 보행통로를 추가하겠다는 계획이 포함됐다. 대림산업과 GS건설은 조합이 입찰제안을 비교표로 작성해 조합원에게 공개하고 나서야 세부적인 제안 내용 공개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입찰 제안 중 분양가 보장이나 임대주택 제로화 등 파격적인 제안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남3구역은 지난해 말 수주경쟁이 과열되면서 입찰에 참여한 업체들이 나란히 검찰 수사를 받았다. 검찰 수사 결과 불기소 처분을 받은 후 다시 시작된 입찰경쟁은 1차 입찰과 비교해 다소 차분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강남권 랜드마크인 반포3주구에서는 대우건설과 삼성물산이 사활을 건 경쟁을 벌이고 있다. 브랜드의 힘을 강조한 삼성물산과 선분양과 후분양, 리츠 등 다양한 분양 방식을 내세운 대우건설은 초반부터 신경전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대우건설이 삼성물산을 고소하는 등 분위기가 점차 험악해졌다.
양측은 이날 서초구 한 웨딩홀에서 열린 조합원 대상 합동 설명회에서도 경쟁을 이어갔다. 김형 대우건설 사장과 이영호 삼성물산 사장이 직접 현장을 방문해 발언하기도 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반포3주구는 앞으로 강남 지역 재건축 사업을 이어가는 데 상징성이 커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반포3주구는 오는 30일 총회를 열어 시공사를 최종 선정한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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