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코로나19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이 시작된 4일 재난지원금 기부와 관련해 “기부는 선의의 자발적 선택이다. 강요할 수도 없고 강요해서도 안 될 일”이라며 “기부에서 느끼는 보람과 자긍심이 보상이다. 형편이 되는 만큼, 뜻이 있는 만큼 참여해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공식 석상에서 재난지원금 기부를 독려한 것은 처음이다. ‘자발적’이라는 전제를 달았지만 문 대통령이 직접 기부 참여를 권고한 만큼 공직사회와 기업 등에서 기부 움직임이 커질 전망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정부가 추가경정예산 심의 과정에서 재난지원금 지급 대상을 전 국민으로 넓히면서 자발적 기부를 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했다”며 “온 국민이 힘을 모아 경제 위기를 함께 극복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청와대는 정부 차원의 기부운동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기부라는 의미 자체가 자발적인 선택이기 때문에 참모들도 각자 알아서 할 것”이라며 “정부가 나서는 방식으로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도 재난지원금을 신청하지 않는 등의 방식으로 기부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도 지원금 기부 의사를 밝힌 상태다. 야당 등 일각에서 ‘관제 기부’ ‘강제 기부’ 논란도 나오기 때문에 청와대는 자발성에 방점을 두고 있다.
문 대통령은 기부금 용처에 대해 “고용 유지와 실직자 지원에 쓰일 것”이라며 “많든 적든 어려운 이웃들과 연대하는 손길이 되고 국난 극복의 힘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자발적으로 재난지원금을 기부하는 움직임이 확산되는 것은 좋은 일”이라며 “기업의 임직원들과 종교인을 포함해 사회 곳곳에서 기부의 뜻을 모아가고 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국민들의 연대와 협력에 깊은 존경의 마음을 표한다”며 “정부는 국민들이 정성으로 모아준 기부금이 필요하고 어려운 국민을 위해 가장 효과적으로 쓰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기부할 형편이 안 되더라도 재난지원금을 소비하는 것만으로도 위축된 내수를 살리는 데 기여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기도 이천 물류센터 화재에 대한 엄정한 조사도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과거에 일어났던 유사한 사고가 대형 참사의 형태로 되풀이됐다는 점에서 매우 후진적이고 부끄러운 사고였다”며 “정부에서도 화재 안전 대책을 강화해 왔는데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인지 분명히 밝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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