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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우여곡절 통합당, 결론은 뼈를 깎는 보수 혁신이다

미래통합당이 28일 전국위원회를 열고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를 의결했지만 비대위 출범 여부가 불투명하다. 전국위에 앞서 개최된 상임전국위가 정족수 미달로 무산돼 비대위 위원장의 임기가 차기 전당대회가 열리는 8월까지로 제한되자 내년 3월까지 임기를 보장받기 원했던 김 비대위원장이 반발하고 있다. 김 비대위원장 측은 전국위가 끝난 뒤 “추대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사실상 거부 의사를 밝혀 비대위가 무산될 가능성도 있다.

통합당 내에서는 그간 비대위 체제와 조기 전당대회 사이에 논란이 많았다. 총선에서 전례가 드문 참패를 당한 보수정당으로서는 걸어갈 길이 쉽게 보이지 않아 우여곡절을 겪는 것이 불가피한 측면도 있다. 그러나 최근 통합당 내 논란에서는 당권 경쟁의 냄새가 풀풀 난다. 지역구 84석으로 쪼그라든 권력을 놓고 이전투구를 벌이는 행태는 아직 정신을 못 차렸다는 호된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 통합당은 작은 이익을 버리고 보수 재건에 집중해야 하며 개혁을 추진할 체제를 속히 구축해야 한다. 총선 이후 처음으로 열린 당선인 총회에서는 위기감과 반성, 각오를 담은 발언들이 쏟아졌다. “선거운동 하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 ‘제발 정치인들 욕 좀 듣지 말고 제대로 해라’였다”는 자성의 소리나 ‘창조적 파괴’ ‘무거운 중압감’ ‘뼈를 깎는 노력’ 등의 각오도 나왔다.

비대위 체제든, 조기 전당대회든 통합당으로서는 이런 반성을 출발점으로 삼아 당을 해체하고 재창당하는 수준의 혁신을 해나가야 한다. 지역 색채를 벗어던지고 이념적 지평을 실용주의적 중도로 과감히 넓혀 중도층에 다가가야 한다. 과거에 매몰되지 말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 당 운영과 조직을 민주화하고 의정 활동을 합리화해야 한다. 실력 있고 정의로운 새로운 인재를 널리 구해 귀하게 써야 할 과제도 안고 있다. 싸움에만 능하거나 혁신의 요구를 거부하는 보수와는 선을 그어야 한다. 보수를 품격 있고 신뢰받는 세력으로 재건함으로써 건강한 정치 세력으로 거듭나는 건 통합당의 선택지가 아니라 반드시 걸어가야 할 외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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