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한국교회 대부분이 주일에 온전히 모이지 못하는 예배를 드리고 있다. 부활절까지 두 달째 모이는 예배를 사실상 중단한 상황에서 중견 목회자들이 온라인 공간에 모여 염려와 고민을 나눴다.
코로나19 이후 시대에 한국교회 예배의 의미를 다시 돌아보자는 취지로 마련된 특별 화상 좌담에서 참석자들은 “선교적으로 흩어지는 교회 역시 역동적으로 모이는 교회에 의해 가능하다”며 “향후 모이는 예배를 복원할 때 예전을 강조해 영적 뜨거움을 체험할 수 있는 방식을 고민해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미래목회와말씀연구원(미목원)은 16일 영상회의 플랫폼 줌(Zoom)을 이용해 ‘코로나19 한국교회와 예배’란 주제의 좌담을 개최했다(사진). 미목원 이사장인 김지철 전 서울 소망교회 목사부터 미국 시카고의 한인교회 목사까지 물리적 공간을 뛰어넘어 40여명의 목회자가 영상으로 연결됐다. 김 목사가 “코로나19 이후 교회가 더욱 정결해지고 거룩해지길 소원한다”고 기도하면서 좌담이 시작됐다.
미목원 원장인 박영호 포항제일교회 목사가 ‘코로나19 시대, 다시 들여다본 예배의 의미’란 제목으로 발제했다. 박 목사는 “물리적으로 모이지 못하는 교회와 선교적으로 흩어지는 교회는 구분해야 하며, 예배당인지 아닌지 공간이 중요한 게 아니라 지금은 아예 모이지 못하는 상황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선교적으로 흩어지는 교회 역시 역동적으로 모이는 교회 때문에 가능하고 그 중심에 예배가 있다”며 “예배는 세계를 회복하시는 하나님 구원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삶이 곧 예배’란 명제를 단순화해 주일 예배를 소홀히 하는 우를 범해선 안 되며, 사도 바울의 서신에서도 예배 공동체에 대한 강렬한 그리움이 담겨 있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무너진 주일성수 원칙을 다시 일으켜 세울 때는 예배의 중요성을 더욱 강조할 수 있도록 대비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김동춘 기독연구원 느헤미야 전임연구원은 “영상예배의 한계는 분명하다. 하나님과 만남의 경건성 확보에 많은 지장이 있다”면서 “코로나19 이후에는 현장 예배의 의미를 발견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마르틴 루터와 장 칼뱅의 종교개혁 전통에 따라 예배 형식보다 말씀 선포가 강화된 개신교회이지만, 앞으로는 영성을 부여할 공간적 분리와 예전적 형식들을 깊이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
송용원 서울 은혜와선물교회 목사는 “포스트코로나 시대에는 목회자의 경건성과 영적 생활 및 인격이 더욱 강조될 것”이라며 “한경직 목사님의 설교를 듣기 위해서만이 아니라 한 목사님의 모습을 직접 눈으로 보고 영성의 향기를 느끼기 위해 성도들이 영락교회에 몰렸다는 평전을 읽은 적이 있다”고 말했다.
정한조 서울 100주년기념교회 목사는 “다시 모일 땐 그리움과 친밀감을 회복하는 것이 큰 숙제”라며 “오늘 좌담에서 통찰력이 뛰어난 이야기가 오갔다”고 소감을 밝혔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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