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은 서울 종로에서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를 여유 있게 꺾으며 유력 차기 대선주자로서의 입지를 굳혔다. 이 위원장은 15일 총선 개표 결과 황 대표를 누르고 당선됐다. 이 위원장은 “민주당과 더불어시민당에 많은 의석을 주신 국민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종(코로나19)와 경제 위축이라는 국난의 조속한 극복에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선거에서 이해찬 대표와 함께 ‘투톱’ 역할을 한 이 위원장은 전국을 종횡무진하며 선거 유세 지원에 나섰다. 민주당 총선 승리에 상당부분 기여했을 뿐 아니라 당에 복귀한 뒤에도 확실한 존재감을 어필할 수 있을 전망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 위원장이 이번 총선에서 후원회장을 맡은 후보만 40명이 넘는다”며 “총선 사령탑 역할을 하며 당내 기반이 약하다는 약점을 어느 정도 극복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과반 의석을 훌쩍 뛰어넘으며 국회를 장악하면서, 각종 법안 처리도 브레이크 없이 가속도를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 압승 뒤엔 일찍이 ‘시스템 공천’을 천명한 이해찬 대표의 강력한 리더십이 있었다는 평가도 많다. 이 대표는 취임 때부터 21대 총선은 ‘시스템 공천’으로 치르겠다며 총선 1년 전 공천 룰을 확정했다. 통상 잡음이 뒤따랐던 중진 물갈이나 전략공천도 큰 마찰 없이 지나갔다. ‘선거 제왕’ 이 대표는 이로써 16년 만의 총선 승리라는 쾌거를 남기고 정치 인생을 마무리하게 됐다.
이근형 전략기획위원장은 “민주당이 국민들에게 지속적으로 높은 지지를 받는 결정적인 이유는 내부 분열이 없는 것이고, 기본 토대가 되는 게 시스템”이라며 “시스템 공천이 이번 총선을 계기로 더 확실하게 정착이 돼야 한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이인영 원내대표의 ‘백업’ 역할과 ‘거물 서포터’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의 활약도 빛났다. 이 원내대표는 공식 선거운동 기간 이해찬 대표를 대신해 전국 각지로 선거 유세를 다녔고, 임 전 실장과 양 원장도 거점 지역을 중심으로 전방위 지원에 나섰다. 특히 양 원장의 “선거는 과학이다” 기조하에 만든 ‘빅데이터 시스템’을 활용한 선거운동이 후보들에게 큰 도움이 됐다는 후문이다.
민주당은 이날 출구조사 발표 결과 절반이 넘는 압승이 예상되자 일제히 환호하며 한껏 고무됐다. 특히 서울 종로·광진을·동작을 등 수도권의 주요 승부처에서 민주당 후보가 승리할 가능성이 크다는 소식이 전해질 때 환호성과 박수가 연이어 터져나왔다.
다만 동시에 최대한 침착함을 유지하며 표정 관리에 힘썼다. 당 지도부에서도 “들뜨지 말고 최대한 차분하게 결과를 지켜보자”는 공감대가 있었다고 한다.
이 대표는 “굉장히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며 “21대 국회는 20대 국회와 달리 나라의 장래를 열어가야 할 막중한 책임을 지고 있는 국회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 원내대표도 “코로나19 위기에서 경제 위기로 번지고 있는 상황에 대해 우리는 일을 해야 한다”며 “비상한 경제 시기에 비상하게 움직여야 한다”는 말로 소감을 대신했다.
신재희 박재현 기자 jsh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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